술, 마실수록 더 마시고 싶어지는 이유 (연구)

[사진=Gabor Kenyeres/shutterstock]
술을 많이, 자주 마시는 사람이 계속해서 술을 마시고 싶어하는 이유가 음주로 인한 유전자 변이 때문일 수 있다고 밝혀졌다.

최근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과 럿거스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음주 조절에 관여하는 두 유전자를 중점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PER2(period circadian protein homolog 2)’ 유전자와 스트레스와 식이조절과 관련 있는 ‘POMC(pro-opiomelanocortin)’ 유전자가 그것이다.

대상자를 정상 그룹과 과음 및 폭음 그룹으로 나누어 두 유전자의 유전자 변형 과정(메틸화)을 관찰했다. 그 결과 과음 및 폭음 그룹에서 두 가지 유전자의 변형이 나타났다. 유전자 발현이 감소하고 이들 유전자가 생산해내는 단백질 비율도 줄었다. 이 변화는 알코올 섭취가 늘어날수록 커졌다.

추가적인 연구에서 음주자들에게 술의 이미지만을 보여주거나 직접 술을 맛보게 했을 때의 변화를 측정해 음주 동기를 평가했다. 그 결과 과음 및 폭음 그룹은 음주에 관여하는 두 유전자가 알코올을 마치 연료처럼 공급받아 술에 대한 욕구를 키웠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1명은 알코올에 중독된 상태이며, 작년에는 하루 평균 13명이 술 때문에 사망했다. 2017년 알코올성 간 질환 등 알코올 관련 사망자 수는 총 4809명이며 청소년 알코올 의존증도 2000여 명에 가깝다. 최근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음주에 관대한 문화와 술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술을 자주 마시면 마실수록 술을 원하게 된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를 주도한 디파크 사카 교수는 “알코올 중독이 왜 그렇게나 강력한 중독인지 설명하는 것”이라며 “알코올 중독의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코올중독 임상시험 연구(Alcoholism: Clinical & Experimental Research)’에 실렸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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