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병’ 홍역, 선진국서 유행하는 이유

[사진=fotohay/shutterstock]
설 연휴를 앞두고 국내 일부 지역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 이는 국내만의 사정이 아니다. ‘후진국 병’이라던 홍역은 미국에서도 확산 중이다.

현지시간 기준 28일까지 미국 워싱턴주의 홍역 확진 환자가 35명, 홍역 의심 환자가 11명으로 집계됐다. 감염자의 대다수는 영유아로 확진자 35명 중 25명이 만 10세 이하의 어린이로 확인됐다.

영양과 위생 상태가 나쁜 국가에서 발생하는 감염병을 후진국형 질병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홍역 확산은 백신 접종률이 좌우한다.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홍역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에선 지난해 10월 1일부터 12월 17일까지 환자 152명이 보고됐다. 미국 역시 홍역 퇴치 국가로 인증받았지만, 이스라엘로부터 바이러스가 유입되어 홍역 확산이 시작됐다. 조사한 환자 102명 중 85명이 미접종자였다.

유럽은 홍역 백신인 MMR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프랑스에선 2017년 12월18일부터 지난해 12월16일까지 2902명이 감염됐는데, 백신 접종이 불가능한 1세 미만 어린이와 미접종 또는 불완전접종자가 다수였다.

전문가들은 홍역 확산을 집단면역 붕괴의 결과로 보고 있다. 집단면역의 효과는 공동체 구성원 대다수가 감염병에 대한 면역을 가지면 그 질병은 전파가 느려지거나, 전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역은 접종률이 95% 이상의 대다수가 면역력이 있어야 집단면역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현재 홍역 확진자가 35명 발생한 클라크 카운티 내 홍역 백신 접종률은 76.5%로 이에 한참 못 미친다. 더 심각한 문제는 클라크 카운티가 그나마 양호한 편이라는 것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워싱턴 북서부 산후안 카운티의 예방 접종률은 47%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베일러의과대학 피터 호츠 교수는 “낮은 백신 접종률이 불러온 결과”라고 말했다.

클라크 카운티 앨런 멜닉 공공보건국장은 “홍역은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최선의 방법은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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