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기억, 사진 찍듯 저장되지 않아 (연구)

[사진=WAYHOME studio/shutterstock]

인간의 두뇌는 기억을 떠올릴 때, 경험했을 당시와 반대 순서로 정보를 처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버밍엄 대학교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사진들을 보여준 뒤, 그걸 떠올리는 과정에서 참가자의 뇌파 변화를 측정, 두뇌가 과거 경험을 기억해내는 과정을 재구성했다.

뇌파를 해독한 결과, 사람들은 생물인지, 무생물인지를 먼저 떠올린 후, 대상의 색깔 등 구체적인 특질을 기억해냈다.

시각적 대상을 처음 경험할 때 두뇌는 세부 사항들을 처리한 뒤 대상의 핵심 또는 의미를 나중에 종합하지만, 그 대상을 기억해낼 때는 먼저 핵심을 떠올린 후 나중에 세부 사항을 덧붙인다는 것이다.

후안 린드 도밍고 연구원은 “인간의 기억이 개념적 정보를 우선시한다면 반복적으로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그 세부사항이 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은 경험한 것을 사진 찍듯 그대로 저장하지 않고, 개인의 지식과 세계관으로 굴절시켜 재구성하기 때문에 때에 따라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조차 ‘기억한다’고 믿는 게 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예컨대 범죄 현장을 목격한 사람은 사건의 요지는 잘 기억하지만, 시각적으로 구체적인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Evidence that neural information flow is reversed between object perception and object reconstruction from memory)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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