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잭팟 안겨준 NASH 치료제, 드라마틱한 효과 어렵다?

[바이오워치]

[사진=Explode/shutterstock]
유한양행이 신약 기술로 또 한 번의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자체 개발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신약 후보 물질 2종에 대해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와 약 8800억 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은 것. 특히 NASH 치료제 개발의 선두 주자인 길리어드가 아직 임상에 진입하지 않은 탐색 초기 단계의 후보 물질들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유한양행에 잭팟을 안겨준 NASH 치료제 시장도 주목을 받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은 아직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제약 업계에선 블루오션 시장으로 꼽힌다. 반면 비만, 제2형 당뇨병 등이 증가하면서 NASH 환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간이 지방에 축적된 상태인 지방간은 술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도 칼로리를 과다 섭취하거나 간 내 지방 함량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 등으로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NASH는 지방간이 지방간염으로 진행된 경우를 말하며, NASH 환자의 10~29%는 10년 이내에 간 경화로 이어지고, 그중 최대 27%가 간암으로 진행되고 있다. 즉 치명적인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NASH에 대한 적절한 치료제가 절실한 상황이다.

글로벌 마켓 리서치 회사인 글로벌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NASH 시장은 2016년 6억1800만 달러(약 6950억 원)에서 연평균 45%씩 성장해 2026년 253억 달러(약 28조44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국적 제약사를 포함해 국내 제약사까지 NASH 시장의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를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거는 이유다. 미국바이오협회 임상 시험 모니터링 서비스인 바이오메드트랙커에 의하면, 현재 55개 NASH 치료제에 대한 임상 시험이 등록돼 있으며, 그중 4개가 임상 3상에 속한다.

현재 NASH 치료제 시장은 해외 제약사가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길리어드(세론세르팁), 엘러간(세니크리비록), 인터셉트 파마슈티컬스(오칼리바), 장피트(엘라피브라노)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모두 올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 뒤를 임상2b상 단계를 마치고 3상을 준비 중인 갈메드 파마슈티컬스(아람콜)가 바짝 뒤쫓고 있다. 아람콜의 국내 판매권은 삼일제약이 보유 중이다.

이외에도 노바티스는 화이자와 함께 NASH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일라이 릴리와 머크도 각각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 제약사의 관심도 뜨겁다. 휴온스는 천연물 소재의 NASH 치료제를 2009년부터 개발 중이다. 현재 임상 2상을 마치고 임상 3상 돌입을 위한 독성 실험을 진행 중이다. 더불어 지난해 6월부터 한국화학연구원과 NASH를 포함해 광범위한 간 질환의 원인이 되는 표적 단백질을 제거하는 유도제를 발굴하는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4월 NASH 신약 HM152111에 대해 미국 임상 1상 승인을 받았으며, CJ헬스케어 역시 지난해 11월 NASH 신약에 대해 국내 임상 1상 승인을 받은 바 있다. 동아에스티는 본래 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에보글립틴을 자체 보유한 2형 당뇨병 치료제 후보 물질 DA-1241과 함께 개발하는 연구를 검토 중이다.

NASH 시장이 장밋빛임은 틀림없으나, 개발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로 제약사들이 난관을 겪고 있다. 생각지 못한 부작용이 임상 단계에서 발생하고 있을뿐더러, 효과도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길리어드가 보유한 NASH 신약 후보 물질 3종 중 2종은 임상 2상에서 가려움 등 부작용 증가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머지 한 종은 NASH 치료에 효과를 보였지만, 반감기가 짧아 최대 용량에서도 10시간 이상 지속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제약사들은 다양한 병용 요법을 대안으로 택하는 추세다. 길리어드가 NASH 후보 물질 3종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유한양행의 기술을 도입하기로 한 이유도 여러 후보 물질과의 병용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선택인 것으로 분석된다. 노바티스와 화이자도 각자 보유한 후보 물질을 서로 병용해 임상을 진행해 가장 효과가 높은 치료 요법으로 개발 중이다.

한 제약 업계 종사자는 “NASH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주관적인 판단에 맡겨야 하는 부분도 있어 드라마틱한 효과가 나오기 쉽지 않다”며 “게다가 시판 중인 제품이 없어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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