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감기, 콧속 미생물 적으면 오래 가 (연구)

[사진=Alena Stalmashonak/shutterstock]
누구나 인생의 ‘첫 감기’가 있다. 보통 아기 때 처음으로 감기에 걸리는데, 회복 속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생애 첫 감기를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사람마다 다른 것은 콧속에 사는 박테리아와 연관이 있다.

‘유럽호흡기학회 오픈 리서치(ERJ Open Research)’에 실린 최신 연구에 의하면 콧속에 사는 박테리아의 종류가 다양할수록 생애 첫 감기로부터의 회복 속도가 빠르다.

사람의 소화기관에 다양한 종류의 박테리아가 산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소화기관뿐 아니라 호흡기관에도 많은 종류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 이 박테리아들이 호흡기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어린 아이는 어른보다 감기에 잘 걸리는데 재채기, 콧물, 인후염, 귓병 등으로 1년에도 몇 번씩 고생을 한다. 특히 일부 아이들은 이 같은 증세가 몇 주간 지속돼 큰 불편을 겪는다.

이번 연구는 183명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아기들이 감기 증상을 보일 때 부모는 곧바로 연구팀에 연락을 취했다. 이틀 이상 연속으로 감기 증상을 보일 때 연락한 것.

연구팀은 감기에 걸린 아기의 콧속에서 박테리아 표본을 채취했고, 3주가 지난 다음 또 다시 채취했다. 이 표본들은 호흡기 바이러스의 존재 여부, 콧속에 있는 박테리아의 종류 등을 파악하는데 사용됐다.

실험 결과에 의하면 아기들의 감기 증상은 평균 2주간 지속됐다. 이 기간 안에 증상이 사라진 아기들은 그보다 감기 증상이 오래 간 아기들보다 콧속 박테리아의 종류가 다양했다.

3주 이상 증상이 지속된 아기들의 콧속 박테리아는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고, 호흡기 질환과 연관이 있는 박테리아가 특히 미생물총을 지배하는 특징을 보였다.

연구팀은 콧속 박테리아와 감기 지속 기간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히진 못했지만, 특정한 박테리아 유형이 지배적일 때 감기 증상이 오래 가거나, 반대로 특정 유형의 박테리아들이 존재할 때 감기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효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소화기관에 사는 미생물이 장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는 것처럼 호흡기관에 사는 미생물 역시 상기도 건강에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연구팀은 어떤 박테리아 조합이 가장 이상적일지 확인하는 추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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