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 되풀이 돼선 안 돼”…’임세원법’ 잇따라 발의

[사진=JTBC]
정치권에서 故 임세원 교수 피살 사건 이후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일명 ‘임세원법’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장소에 비상 장치를 설치하고, 관련 경비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발의안은 의료기관 개설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설치기준에 따라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장소에 비상벨이나 비상문‧비상공간을 설치하도록 한다. 대한의사협회 측의 의견을 반영해 보건복지부장관이 이에 소요되는 경비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하도록 한다.

이번 의료법 개정안에는 의료인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 등에 대해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한 응급 의료법 개정안과 동일한 수준이다. 개정된 응급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을 폭행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한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삭제하고, 주취 감경을 폐지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김승희 의원은 “정부는 지금까지 ‘의료인 안전은 병원의 몫’이라는 무책임하고 안일한 태도를 보여왔다”며, “본 입법을 통해 의료인과 환자의 안전이 모두 보장될 수 있는 진료환경이 구축되기를 기대하며, 무엇보다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같은 날(4일)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 2건을 발의했다.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됐던 중증정신질환자 치료 및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먼저 ‘외래치료명령제’를 강화하는 법안이다. 외래치료명령제는 시·군·구청장이 정신의료기관의 장의 청구를 받아, 비자의 입원(강제 입원) 환자에 대해 퇴원의 조건으로 1년의 범위 내에서 외래치료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명하는 제도다.

정신의료기관의 장이 외래치료명령을 청구할 때 명령에 따른 치료비용을 부담해야 할 보호 의무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절차를 삭제하고, 그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과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도 외래치료명령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는 정신질환자를 적절히 치료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음으로 지속적인 질환 관리를 위한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 사례관리’를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환자 본인의 동의 없어도 중증정신질환자의 퇴원 사실을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 전달한 후, 센터에서 사례 관리 서비스에 대한 설명과 제안 등을 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대상은 자·타해 위험으로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한 정신질환자 중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퇴원 후 치료가 중단될 위험이 있다고 진단하는 경우에 한한다.

정춘숙 의원은 “정신질환은 꾸준한 복약과 치료로 질환 극복이 가능하지만, 환자들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해 오히려 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로 인해 아픈 사람이 나쁜 사람이 되는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춘숙 의원은 “故 임세원 교수의 뜻처럼 ‘정신질환은 위험한 것이 아니라 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이번 법안 발의를 통해 정신질환에 대한 지속적인 치료와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희진 기자 miro22@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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