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남아가 여아보다 많이 태어날까?

[사진=Natalia Deriabina/shutterstock]
지난해 한국의 신생아 남녀 성비는 106.3이었다. 여자 아기가 100명 태어날 때, 남자 아기는 106명 남짓이었던 셈이다.

세계적으로도 신생아 성비는 대개 105 안팎을 유지한다. 남자가 5% 정도 더 태어나는 셈이다. 왜 그럴까? 아직 딱 떨어지는 답은 없다. 영국 BBC가 이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이 내놓은 가설을 추렸다.

◆진화의 결과= 성인이 됐을 때 남녀 동수가 되려면 남자 아기가 조금 더 태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성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는 전제다. 남성은 어린 시절을 물론, 전 생애에 거쳐 사고, 자살, 건강 문제로 죽을 가능성이 여성보다 크다는 것.

옥스퍼드대 통계학과 데이비드 스테인살츠 교수는 “나이, 시대, 지역을 불문하고 남자가 여자보다 죽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배란주기와 시대상= 배란일 며칠 전에 성관계를 가지면 딸을 낳을 확률이 높다는 통념이 있다. 딸을 만드는 X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Y염색체의 정자보다 더 오래 살기 때문이라는 것. 이 통념에 따르면 아들을 낳기 위해선 배란일에 맞춰 관계를 갖는 게 좋다. Y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수명이 짧은 대신 활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 통념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밖에 예비 부모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딸이 더 많이 태어난다는 연구가 있는가 하면, 전쟁을 거치는 시기에는 아들이 더 많이 태어났다는 연구도 있다.

◆수정 후 생존= Y염색체와 X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동수라면, 확률적으로 신생아 성비는 100이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남아 출생이 더 많으므로 임신 중에 생기는 문제가 이런 성비 불균형의 원인일 수 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딸을 임신했을 경우, 임신 초기에 유산할 위험이 더 크다. 반면 다른 연구에 따르면 아들을 임신한 경우, 임신 말기에 사산할 위험이 크다.

BBC는 신생아의 성은 부모의 나이, 여성의 배란주기, 스트레스, 식생활, 심지어 체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인들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과학자들도 남자 아기가 더 많이 태어나는 이유를 딱 집어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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