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염식, 과연 건강에 좋을까?

[사진=Xan/shutterstock]

싱겁게 먹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희박한데도, 의료기관이 사람들에게 저염식을 강권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인디애나 의과대학 애런 캐롤 교수는 뉴욕 타임스에 보낸 칼럼을 통해 저염식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가 최근 몇 년간 잇따랐지만 의료 기관들 대부분은 여전히 저염식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건 문제라고 밝혔다.

예컨대 심부전증과 관련, 저염식이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거의 없다. 심부전은 심장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몸에서 필요로 하는 혈액을 충분히 보내지 못하는 상태다. 미국의 경우 570만 명이 이 병을 앓는다. 의사는 환자들에게 대개 심근의 수축을 강하게 해주는 약이나, 이뇨제를 처방한다. 여기에 ‘싱겁게 먹어야 한다’는 권고를 반드시 붙인다.

그러나 달 초 미국 의사협회지(JAMA)에 실린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이 심부전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 불투명하다.

기존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어떤 연구도 소금 섭취를 줄여서 조기 사망이나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이 줄었다는 걸 명쾌하게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

캐롤 교수는 “현재까지 나온 증거들은 저염식을 강력하게 권고하기에 부족하다”면서 “진행 중인 다른 연구들이 효과를 입증할 때까지 저염식을 강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더라도 소금을 덜 먹는 게 특별히 해가 될 건 없지 않을까?

이에 대해 캐롤 교수는 아직 확실하게 검증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저염식만 강조하면, 자칫 잠재적으로 유용한 다른 식이요법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컨대 칼륨이나 섬유질이 그렇다. 칼륨과 섬유질은 나트륨의 배출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트륨에 집착하는 저염식만 강조하면, 칼륨이나 섬유질 등 다른 식이요법의 장점을 간과하기 쉽다는 것.

건강에 좋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뚜렷한 운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중해식 다이어트를 권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적어도 소금 한 가지에만 집착하는 것보다는 훨씬 포괄적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캐롤 교수는 “그러나 소금뿐만 아니라, 지방, 고기, 설탕 등과 관련하여 확신에 찬 권고를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과학적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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