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와의 대화 “가족에게 짐? 표현이 중요해요”

[사진=upixa/shutterstock]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암으로 고통 받는 환우들이 많을 것이다. 암 환자 가운데는 신앙에 의지해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경우가 있다. 육체적 고통은 물론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환자에겐 정서적 안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말기 환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죽음을 앞둔 날들이다. 많은 환자들이 다시 생길 수도 있는 또 다른 통증을 무서워한다.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사랑하는 사람들과 영원히 헤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도 환자들을 괴롭힌다.

1. “감정을 공유 하세요”

암 환자는 진단 직후 “그럴 리가 없는데…”  “왜 하필 냐야” 등의 첫 반응을 보인다. 믿을 수 없다는 불신감으로 충격의 강도를 나타낸다. 임상종양학회지(JCO)에 실린 논문을 보면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환자(44.2%) 가족(50.8%)의 정서적인 반응으로는 ‘참담함’이 가장 많았다. 이어 ‘우울과 슬픔'(39.2%), ‘좌절감'(28.0%), ‘상실감'(24.3%) 등이 뒤를 이었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이런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환자의 생각과 감정을 가족이나 친구와 나눠야 한다. 가족들은 환자의 말에 공감하며 더욱 친밀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 이런 노력들은 환자의 스르레스 및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

2. “환자에게 사실대로 얘기 하세요”

‘말기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려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환자 78.6%, 가족 69.6%가 사실대로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대답했다. 60세 미만의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1.9배(84.7% 대 71.4%) 더 자신의 정확한 질병 상태를 알고 싶어 했다.

의료진은 환자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을 주저할 수도 있다. 때로는 환자가 들을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환자나 가족은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의사에게 언제든지 물어봐야 한다.

환자에게 다가올 일에 대해 묻고 그 답을 듣는 것은 환자의 권리이다. 자신의 병, 남은 삶, 임종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함으로써 환자가 모든 것에 대해 들을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3. “남은 삶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요”

대부분의 환자들은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좌절감 이후 인생의 남은 문제를 정리할 시간부터 확보하길 원했다. 의료진과 협력해 적절한 치료를 받거나 불필요한 치료로 인한 부담을 덜고 싶어 했다. 환자가 자신의 정확한 상태를 알고자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임종을 앞둔 환자는 사람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경향이 있다. 건강할 때 사이가 나빴던 사람과 화해를 시도하고, 생을 마감할 때 곁에 있어 줄 사람을 생각하는 환자도 많다. 가족들이 바로 그들이다. 돈이 많고 출세한 사람이라도 임종을 지키는 사람이 없다면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4. “품위 있고 편안한 임종이 중요하다”

말기 환자와 그 가족은 죽음에 대한 느낌과 의미를 나누는 것도 의미가 있다. 죽음에 대한 언급을 금기시 할 게 아니라 긍정적 요소로 삼는 것이다. 때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나는 어떤 식으로 죽을까?”, “내 장례식은 어떻게 진행될까?”, “내가 아끼던 물건들의 처리 방법은?” 등에 대해 서로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유익할 수 있다.

지난 2월부터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고 있다.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하지 않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그 대상이다.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품위 있고 편안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이다.

가족들은 말기 환자가 회생 가능성이 없어도 인공호흡기 착용 등 연명의료를 고민할 수 있다. 환자가 의식이 있을 때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두면 가족의 부담을 덜면서 품위 있는 죽음을 준비할 수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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