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제기된 타미플루 부작용…인과관계는 불명확

[바이오워치]

[사진=타미플루]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복용한 한 중학생이 아파트 12층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타미플루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타미플루를 복용한 아이들이 환각 등 이상 증세를 보이는 경우는 흔하진 않지만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창문에서 뛰어내리거나, 집에서 거리로 뛰쳐나가는 등의 이상 행동을 보였다.

지난 1월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타미플루를 복용한 6세 소녀가 환각 증세를 보이며 학교를 뛰쳐나가고, 학교 창문에서 뛰어내리려고 해 하마터면 큰 피해를 입을 뻔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에서도 타미플루 부작용을 두고 여러 논란이 일었다.

2012년에도 미국 9세 소년이 타미플루 복용 후 악몽을 꾸고, 누군가 쫓아다닌다며 집안을 뛰어다녔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일본은 2007년부터 10년간 심각한 독감 증세를 보이는 경우를 제외한 만 10~19세 청소년에게 타미플루 투여를 금지했다. 이는 타미플루 복용 후 여러 차례 발생한 사망 사고로 인한 조치였다.

2004년 일본 기후현의 17세 남고생이 타미플루 복용 후 맨발로 도로를 다니다 대형 트럭에 뛰어들어 숨졌다. 14세 남중생도 타미플루를 먹은 뒤 자신의 집 9층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당시 일본은 약 12명의 어린이가 타미플루 복용 후 사망했으며, 수백 명이 이상 행동을 보였다고 보고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2009년 타미플루를 복용한 중학생이 아파트 6층에서 뛰어내려 부상을 입었으며, 2016년 11세 초등학생도 타미플루 복용 후 이상 증세로 21층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이 사고로 유족에게 의약품 피해 구제 보상금이 지급되기도 했다.

전상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015년 국제학술지 ‘임상정신약물학 및 신경과학'(Clinical Psychopharmacology and Neuroscience)을 통해 22세 남성의 사례를 보고하기도 했다. 보고에 따르면, 이 남성은 타미플루 복용 후 감정 기복과 자살 충동, 환청, 기억력 저하 등에 시달렸다.

하지만 아직까지 타미플루와 정신적 이상 증세 간 인과 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보고된 이상 증세로 인한 사망과 타미플루 간 인과 관계가 있다고 결론내릴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환자가 타미플루를 복용하는 동안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관련 행동을 보일 경우 즉시 의료 기관에 연락할 것을 권고했다.

심각한 독감 증세를 보이는 경우를 제외한 10~19세 청소년에게 타미플루 투여를 금지했던 일본도 지난 8월 이상 증세와 타미플루 복용 간 뚜렷한 인과 관계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타미플루 제조업체인 로슈 자회사 제넨텍도 “정신적 이상 반응은 타미플루를 투여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 보고되고 있지만, 이는 타미플루 투여를 하지 않은 인플루엔자 환자에게서도 나타난다”며 독감으로 인한 이상 반응일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더불어 극소수의 이상 반응보다 약물 복용으로 인한 독감 치료 효과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2017년 일본 연구진이 보고한 논문에 따르면, 만 18세 미만 만 명의 인플루엔자 환자 중 심각한 이상 반응을 보인 28명을 조사한 결과, 24명이 타미플루를 복용했고, 4명이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타미플루를 복용한 환자에게서 이상 반응이 발생할 가능성이 약 30배 더 높았지만, 이들 역시 인플루엔자 증세를 보였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며, 인플루엔자 자체가 비정상적인 행동을 유발할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보고했다.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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