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고산병’ 주의, 비아그라 효과 있을까?

[사진=Rosliak Oleksandr/shutterstock]
연말을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 많다. 최근 해외 여행지가 다양해지면서 ‘고산병’은 등산객만 걱정하는 병이 아니다. 알프스와 히말라야는 물론, 남미 지역을 방문한다면 고산병을 조심해야 한다.

고산병은 고도가 낮은 지역에서 살던 사람이 갑자기 높은 곳을 갔을 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두통, 메스꺼움, 식욕부진, 피로, 어지럼증, 불면 등을 보이는 증상이다. 해발 2000미터에서 2500미터에서 약 22%, 해발 3000미터에서는 약 42%가 고산증을 느낀다.

고지대는 대기 중 산소가 적어 혈액 속 조직에 저산소증이 발생한다. 이때 신체는 숨을 많이 쉬어 부족한 산소량을 보충하거나 혈액을 더 빨리 순환시키고 폐와 뇌의 혈관을 확장시켜 더 많은 혈액이 흐르도록 한다. 보통 6~12시간 이내에 발생해 대부분 저절로 호전되지만 드물게는 뇌부종과 폐부종이 발생해 사망하기도 한다.

고산병 사망은 대부분 고산 폐부종이 원인으로 고지대에 노출된 2~3일 이내에 증상이 발생한다. 초기에는 마른기침이 나고 조금 지나면 분홍색 가래가 나오거나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쉬고 있어도 호흡이 가쁘고 맥박이 빠르며 열이 나면 고산병을 의심해야 한다. 의식이 저하되고 청색증과 호흡곤란이 발생하면 빠르게 치료받아야 한다.

튼튼하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체력과 고산병 발생은 관련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성별, 임신, 당뇨병 여부도 상관이 없다. 다만 이전 고산병 병력이 있거나 심폐질환자, 음주자, 수면제 복용자, 비만 등에 해당된다면 고산병 위험이 높다.

고산병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몸이 고도 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 하루 500~600미터 이하로 천천히 올라야 한다. 항공편을 통해 해발 3000미터 이상의 고지대로 바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예방약을 복용하면 좋다.

고산병엔 비아그라?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때 청와대가 비아그라를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아그라의 고산병 예방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당시 청와대 측은 비아그라를 복용하면 혈관을 확장시켜 산소가 빠르게 공급되고 고산병 증상을 완화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화이자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비아그라는 발기부전과 폐동맥 치료제로만 허가받았을 뿐 고산병 예방약으로는 사용이 허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산병 치료제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아세타졸아마이드(acetazolamide)가 고산병 예방약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안압을 감소시키며, 나트륨과 물의 배출을 촉진하여 이뇨작용을 나타내는 약이다. 혈액 내 산소포화도를 증가시키고 이산화탄소를 감소시켜 고산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원리다. 다만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이 저릴 수 있고, 이뇨효과로 소변량이 증가하며 알레르기 반응 같은 부작용이 있다.

최근에는 해열진통제 ‘타이레놀’로 잘 알려진 아세트아미노산도 고산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통각을 완화해 고산병의 주요 증세인 두통을 완화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여진다.

서울대병원 국제진료센터 임주원 교수는 “고산병이 발생하면 산소 공급과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해발 1000미터 정도에서는 대부분 증세가 사라지니 치료에 반응이 없으면 즉시 고도가 낮은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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