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환자의 눈물 “돈 없어 치료 포기합니다”

[사진=MDGRPHCS/shutterstock]
폐암의 사망률이 높은 것은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3기, 4기에 진단되는 환자가 많다. 수술을 할 수 없어 항암화학요법에 의지하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폐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남녀를 합해서 26.7%에 불과하다. 국내 암 환자의 평균 생존율 70.7%와 비교하면 폐암 치료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1. “늦게 발견해 수술을 못해요”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 등에 따라 소세포 폐암과 비소세포 폐암으로 나뉜다. 암세포의 크기가 작은 것은 ‘작을 소(小)’를 써서 소세포 폐암이라 하고, 작지 않은 것은 비소세포 폐암이라 한다. 폐암의 80-85%는 비소세포 암이다.

폐암은 진단 시에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암이 생긴 폐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할 수 있는 환자가 적다. 비소세포 암은 비교적 서서히 진행하므로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또한 수술이다. 하지만 실제로 수술할 수 있는 폐암 환자는 4분의 1 이하에 불과하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치료를 하지 않은 소세포 폐암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고작 6-17주이다. 요즘은 새로운 항암제들이 개발되어 비교적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아직도 치료 후 2년 이상 살 수 있는 가능성은 30%, 5년 이상 살 가능성은 10% 미만이다.

2. 왜 면역항암제가 주목받을까?

소세포 폐암의 대부분은 절제 수술을 할 수 없어 항암화학요법이 주된 치료 원칙이다. 방사선치료를 같이 적용하기도 한다. 비소세포 폐암의 경우 항암요법은 3기에서 수술이나 방사선치료와 같이 적용할 수 있으나 4기에서는 유일한 치료법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항암화학요법이 바로 면역항암제 투여이다. 암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일반 항암제와는 달리 크게 떨어진 환자의 면역기능을 증강시켜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맞서 싸우도록 하는 항암제이다. 기존의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가 좋다. 게다가 치료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어 환자와 가족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3. “돈 없으면 치료 못해요”

현재 면역항암제는 비싼 약값이 문제다. 항암요법 등으로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쓰는 2차 치료제로서만 건강보험 적용(급여)을 받기 때문이다. 환자가 1차 치료제로 면역항암제를 원할 경우 의사 처방을 받아 초기부터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건보 적용이 안 돼 연간 수천만 원에 달하는 약값을 개인 돈으로 부담해야 한다.

면역항암제가 1차 치료제로 건보 적용을 받으면 환자들은 전체 비용 중 5% 가량만 부담하면 된다. 폐암의 면역항암제로는 PD-1 면역세포 표면 단백질의 저해제인 키트루다와 옵디보 그리고 티센트릭 등이 있다. 최근 또 다른 면역항암제 임핀지가 네 번째로 국내 시판 허가를 받있다.

4. 환자들 “건보 적용, 빨리 해주세요”

3기 이후 폐암 환자들은 지금까지 살고 있던 집을 팔아 면역항암제를 투여받는 경우도 상당수였다. 암과 사투를 벌이면서 경제적 고통에 신음할 수밖에 없다. “나 혼자 살자고 가족들의 장래를 망칠 수 없다”며 치료를 거부하는 고령의 환자도 있다. 비싼 약값 때문에 가정불화을 겪기도 한다. 환자와 그 가족들은 면역항암제의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암 환자가 되면 이처럼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된다. 폐암의 원인 1순위가 흡연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담배를 피우면 그러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폐암 위험이 최대 80배까지 증가한다. 담배 필터를 통하지 않는 간접흡연은 더욱 위험하다. 오늘도 무심코 피우는 담배 연기 속에 폐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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