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과 가까운 ‘직장암’ 수술, 고려할 점은?

[사진=Satyrenko/shutterstock]
“항문을 보존할 수 있을까?”

직장암으로 진단된 환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암이 항문과 가까우면 보존하기 쉽지 않은데, 인공 항문 설치를 극도로 꺼리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 직장암 수술이 많지 않았던 때에는 직장의 하부에 암이 발생하면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복부와 회음부를 절개한 후, 항문을 포함한 직장의 일부 국소적인 림프절까지 절제하는 복회음절제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환자는 영구적인 인공항문을 가지고 살아야 했다.

최근에는 수술 기술의 발전과 보조 항암 약물치료, 방사선 치료의 발달로 점차 항문에 가까운 암도 일정 거리만 확보되면 괄약근을 살리면서도 복회음절제와 같은 치료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선택지 1. 복강경 수술

복강경 수술은 기존의 개복수술보다 절개 부위가 작아 미용적 측면은 물론이고,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복강경 괄약근 간 절제술은 항문을 통해 외괄약근을 보존하고 암 종양만을 선별적으로 제거하여 항문 기능을 보존하여 항문을 살릴 수 있는 수술 방법으로 최근 많이 시행되고 있다.

국내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 종양이 항문에서 3~4센티미터 이내에 위치한 하부 직장암 환자에서 항문 기능을 유지하는 복강경 괄약근 간 절제술을 실시해 항문 보존율이 95% 이상 높아졌다. 우리나라는 중·하부 직장암에서 수술 항암-방사선 치료 이후 복강경 수술의 안정성이 증명됐다고 평가된다.

중앙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범규 교수는 “과거 개복 수술을 할 당시에는 배뇨 기능을 보존하면서 수술하는 것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을 시행하면서 수술 시야가 7~10배 확대되어 출혈이 거의 없이 자율신경 보존이 쉬워졌다”며 “항문 괄약근까지 충분히 확인 가능해 괄약근 보존도 쉬워져 항문에 아주 근접한 경우라도 항문 보존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선택지 2. 로봇수술

로봇수술은 복강경 수술과 달리 자유롭게 관절이 움직이며(540도 회전) 수술을 하고 3D 화면을 통해 정밀하게 복강 내 조직을 관찰할 수 있다. 여러 개의 로봇팔을 수술자 혼자 조작하여 수술자가 더욱 편안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으며,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에 비해 신경 손상이나 혈관 손상 등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범규 교수는 “로봇수술은 다른 수술법에 비해 회복 속도가 빠르고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됐는데, 수술 중 출혈과 수혈 여부, 수술 부위 감염, 수술 후 소변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비율도 낮으며, 더욱 정확하게 암 조직을 제거할 수 있고, 통증도 가장 적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건강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밖에도 초기 직장암의 경우 항문으로 복강경 기구를 넣어 직장암이 생긴 부위를 포함한 직장 전 층과 일부 림프절을 절제하고 봉합하는 항문 경유 내시경 미세절제술을 통해서도 항문을 보존할 수 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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