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바이오는 초상집…돌 던지는 정부?

[바이오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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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바이오 기업이라고요? 지원 빵빵하게 하고 규제도 풀어줄 테니 신약도 개발하고 잘 좀 해봅시다. 윗 분께서 미래 신성장 동력이라고 기대가 많고 우리도 아주 관심이 많아요.”

“지원이요? 지원은 무슨 지원이요? 제도나 가이드라인은 수시로 바뀌고, 언제는 괜찮다고 했다가 나중엔 범법자 취급이나 하고, 한 두 번도 아니고 짜증만 나요. 다 그만둘렵니다.”

현재 대한민국 제약 바이오 업계 상황을 각색해 본 대화다. 정부는 제약 바이오 산업은 신성장 동력이라며 적극적인 투자와 규제 완화를 통한 지원을 약속한다. 요즘처럼 새해 예산이 확정되는 시기엔 더욱 노골적이다.

최근에도 보건복지부는 내년(2019년)도 예산을 확정하면서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에 3년간 580억 원, 제약 산업 육성 및 지원 예산을 126억 원으로 편성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인공지능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에 50억 원,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발굴 사업 80억 원 예산을 배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바이오 산업 예산으로 2221억 원을 편성했고, 백신 산업을 위해 401억 원을 배정했다.

그러나 제약 바이오 업계는 썩 달가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부에 불만이 가득 쌓인 상태다. 제약 바이오 기업과 투자자들이 그렇게 건의했음에도 바뀌지 않고 있는 공매도는 물론이고, 오락가락하는 행정에 셀트리온헬스케어 같은 대형 바이오 기업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는 업계 관계자와의 대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바이오는 1년 내내 회계 몸살이네요. 문제는 개인 투자자만 피해를 보게 되고, 이런 게 계속 되면 정작 큰 투자나 IPO는 위축될 수 밖에 없어요. 결국 개인도 기업도 손해인 거죠.” (T사 관계자)

실제로 금융 당국은 1년 내내 제약 바이오 기업 회계 장부를 들여다봤다. 개발비 무형 자산 이슈가 부각되면서 기업들에 대한 테마 감리가 진행됐고, 삼성바이오로직스발 분식 회계 혐의에 이어서 셀트리온헬스케어도 감리 대상에 올랐다.

여기서 파생되는 불확실성은 대내외적으로 대한민국 제약 바이오 산업의 신뢰도를 떨어뜨렸고, 투자자 역시 고개를 떨궜다.

사실 제약 바이오 기업에 대한 금융 당국의 테마 감리는 개발비 이슈도 있었지만 이번에 문제가 있는 기업을 한번에 정리하고 가겠다는 측면이 컸다.

금융 당국은 테마 감리 대상 10개사에 대한 조치를 발표하고 계도 조치를 내렸다. 큰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금융 당국 입장이었다.

그런데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발생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 문제도 불거졌다. 심지어 금융 당국은 제약 바이오 기업에 대한 테마 감리가 끝나지 않았다며 또 다른 감리가 진행 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마 감리 때는 경징계 처분하고 계속 빈잔 리필하듯이 다른 걸로 채워넣는 꼴이다. 불안감만 커지는 형국”이라며 “산업군을 위해 지원을 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없다. 당장 첨단바이오의약품법, 체외진단법, 혁신의료기기법 확대 등이 다 무산됐다. 정부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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