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심부전 치료 효과 엔트레스토, 날개 다나?

[바이오워치]

[사진=bluebay/shutterstock]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가 만성 및 급성 심부전 치료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 엔트레스토 처방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6년 국내 허가를 받은 노바티스의 엔트레스토는 15년 만에 나온 심부전 신약이다. 심부전은 신경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데, 해로운 호르몬을 차단하는 것(ACE 억제제, ARB 제제 등)이 표준 치료로 꼽힌다. 최초의 이중 기전 약제 엔트레스토는 해로운 호르몬을 차단하는 동시에 좋은 펩타이드 호르몬은 활성화한다. 현재 좌심실 수축 기능이 저하된 만성 심부전 환자에게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목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노바티스는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기존 심부전 치료제 대비 엔트레스토의 월등한 효능을 입증했다. 2014년 심박출계수 감소를 보이는 만성 심부전 환자 8442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대규모 임상 패러다임-HF(PARADIGM-HF)에서 엔트레스토는 기존 치료제 에날라프릴(ACE 억제제) 대비 사망률과 재입원율을 각각 20%, 21%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심부전에 이어 급성 심부전에 대해서도 엔트레스토는 표준 치료 대비 높은 효과를 증명했다. 급성 심부전으로 입원 후 안정화된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엔트레스토와 에날라프릴을 비교한 파이오니어-HF(PIONEER-HF) 연구에서다. 여기서 엔트레스토 치료 환자는 심부전 예후를 측정하는 바이오마커 NT-proBNP 수치가 에날라프릴 대비 29% 감소했다. 사망, 재입원 등 심각한 복합 위험도 에날라프릴 대비 46% 감소했다.

급성 심부전으로 입원 후 상태가 안정화돼 퇴원하는 환자 중 25%가 한 달 이내 재입원하고, 그 중 10%가 사망하는 심부전의 나쁜 예후를 고려할 때, 엔트레스토가 미충족 심부전 치료를 채워줬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아직 국내 심부전 환자에게 엔트레스토 처방은 그리 활발하지 않다. 엔트레스토가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 표준 치료로 인정받지 못한 까닭에, 4주간 표준 치료를 했음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는 경우에만 엔트레스토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급성 심부전 치료로는 아직 적응증을 획득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전문의들은 엔트레스토의 빠른 확대를 기대했다. 이미 여러 국제 학회에서도 심부전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엔트레스토를 표준 치료로 인정했다. 미국 심장학회, 심부전학회 등은 심박출 계수 감소를 보이는 심부전 환자에게 엔트레스토를 표준 치료제로 쓸 것을 명시했으며, 유럽심장학회도 엔트레스토로의 전환을 권고했다.

강석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실제 현장에서 기존 치료제를 엔트레스토로 바꾼 뒤에 드라마틱하게 증상이 호전된 경우를 꽤 보았다”며 “혈압이 꽤 떨어진다는 부작용이 있지만, 심부전 증상을 급격하게 개선시키고 있기 때문에 의사 입장에서 매우 흥분되는 약임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유병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교수도 “심부전은 악성 암보다 사망률이 높고 예후가 나빠 환자의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는 질병인데 엔트레스토의 임상 연구는 나쁜 예후를 8주 만에 상당히 개선시키는 어마어마한 결과를 보여줬다”며 “환자를 위해서라면 당장이라도 엔트레스토를 처방하고 싶지만 보험이 제한돼 안타까운 면이 있다. 좀 더 환자의 편의를 고려하는 쪽으로 (보험이나 치료 지침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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