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만 치료제 삭센다 쇼크, 현장 감시 없었다

[바이오워치] 강남 성형외과 위험한 불법 처방

[사진=서울시]
“삭센다요? 호르몬제 맞고 있지만 않으면 처방 가능해요. 너무 인기 좋아서 다음 주에 물량 없을 수도 있어요.” (강남 L 성형외과)

“삭센다는 주사로 맞는 식욕 억제제에요. 오셔서 처방받아요.” (강남 S 의원)

강남에 위치한 일선 성형외과 두 곳의 반응이다. 불법 판매와 불법 광고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노보 노디스크 비만 치료제 삭센다 처방을 묻는 질문에 대답은 거리낌이 없었다.

비만 치료 신약 삭센다는 전 세계 주요 13개국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40.5%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비만 환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효능 좋은 비만 치료제로서의 역할을 넘어 불법 판매가 판치고 있다. 일부 성형외과가 살을 빼고 싶은 요즘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비만 환자”라는 명확한 처방 규정이 있음에도 삭센다를 원하는 사람에게 무차별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미 의료법과 약사법을 위반한 삭센다 불법 판매와 불법 광고에 맞서 관련 병원 등을 한창 수사 중이다. 민생사법경찰단이 10월 중순부터 수사를 기획했고, 지난달(11월) 16일 공식 수사 중임을 밝혔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얘기는 할 수 없다. 수사 결과는 해를 넘길 것 같다”면서도 “수사 결과 혐의가 입증되면 검찰에 넘어가게 되고 현장은 식약처나 해당 보건소에서 의료 감시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삭센다 제조사 노보 노디스크도 ‘삭센다펜주 6밀리그램/밀리리터 관련 주의사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건의료 전문가들에게 발송했다. 불법 광고와 불법 판매 및 오남용을 우려한 것. 식품의약품안전처 또한 서울시와 함께 일선 보건소에 공문을 통해 행정지도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코메디닷컴’ 취재 결과 정작 성형외과가 빼곡히 몰려있는 강남 지역 보건 당국은 현장 방문을 단 한차례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판매를 막고 오남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현장 감시가 꼭 필요했지만 오히려 감시망은 뻥 뚫려 있었다. 문제가 제기되고 수사까지 되고 있는 사안이지만 일선 병원에 대대적인 전수 조사나 행정 감시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강남구 보건소 관계자는 “서울시와 식약처에서 공문이 내려왔다. 불법 광고 병원 명단을 받아 해당 병원 사이트 광고를 다 삭제하도록 했다”면서도 “불법 판매와 관련해서는 해당 병원이 어딘지 알 수 없고 인원이 부족해 현장 지도를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물론 불법 판매 병원 명단은 민생사법경찰단에서 수사 중이기에 보건소에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는 확인됐다.

그런데도 식약처와 강남구 보건소 등 보건 당국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자가 주사제 특성상 병원에서 불법으로 대량 처방 등을 하면 오남용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구역 내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현장 감시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수사 중에 보건소 등 현장 감시 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며 “공식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불법 판매에 더욱 열을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실제로 강남에 위치한 몇몇 성형외과를 취재한 결과 여전히 삭센다 불법 처방이 가능했던 사실은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병원 명단이 없다고 하더라도 오남용 위험성이 높은 상황에서 현장 감시는 당연한 것 아니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강남구 보건소는 그제서야 “현장에 나가서 실태 파악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남구 보건소는 ‘바이오워치’ 기사가 나간 후 “지난 주부터 현장 확인을 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송영두 기자 songzi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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