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영리 병원 반대 빗발쳐

 

[사진=Spiroview Inc/shutterstock]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법인 병원 녹지국제병원 조건부 개설 허가를 발표하자 의료계의 반대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 5일 제주도는 외국인 의료 관광객만을 진료 대상으로 하는 녹지국제병원의 조건부 개설을 허가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진료 과목을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 과로 한정했으며,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도 적용되지 않아 국내 공공 의료 체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어제(5일) 반대 성명을 낸데 이어, 6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방문해 녹지국제병원 허가 철회를 요청했다.

먼저 내국인 진료를 하지 않는다는 허가 조건에 의문을 제기했다. 최대집 회장은 “의료법 제15조에서 의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환자 진료 거부를 할 수 없다고 돼 있다”며 “이러한 의사의 직업적 책무성이 있는데, 과연 외국인만 진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진료 대상을 외국인으로 한정하고 있으나, 내국인 진료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내국인 환자가 응급 상황 등으로 녹지국제병원에 방문했을 경우에도 문제가 생긴다.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과정에서 사망 또는 다른 중한 질환 발생 등 문제가 생겼을 때, 진료 거부 금지 조항에 따라 의사가 형사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내국인 역차별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최 회장은 “고가의 면역 항암제를 녹지병원에서 투여할 수 있다면 국내 환자는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 원내대표)과 무상의료운동본부 등도 6일 제주녹지국제병원의 허가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 회견을 열었다.

무상의료운동본부 유재길 위원장은 “영리 병원이 생기면 결과적으로 호화 진료를 받기 위한 환자들이 몰려들 것이고, 민간 보험 회사들은 영리 병원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 뻔하다”며 “결국 의료비는 폭등하고 국민건강보험 체계가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소하 의원은 “영리 병원의 허가는 과잉 진료, 의료비 폭등, 의료 양극화로 이어져 국내 의료 체계의 근간이 흔드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국회 상무위원회에서 “병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시키는 영리 병원은 의료 공공성을 훼손하며, 국민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려는 문재인 케어의 방향과도 배치된다”고 밝혔다.

연희진 기자 miro22@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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