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 사망, 아내 보낸 상실감 탓?

[사진=Maya Kruchankova/shutterstock]

11월 30일 미국의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아내 바바라 여사가 세상을 떠나고 채 8개월이 지나지 않은 때였다.

사인은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미국의 ‘타임’은 배우자를 잃은 것도 원인 중 하나였을 것이라 보도했다. 미국 심리학 협회에서 발표된 몇몇 연구에 따르면, 부부 중 한쪽이 사망한 뒤 6개월 동안 남은 한쪽의 사망 가능성은 40%에서 70%까지 증가한다.

이런 현상은 부분적이나마 상식 수준에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부부는 일상을 같이 할뿐더러 역사를 공유한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열일곱 살 때 바바라 여사를 만났다. 그들이 부부로 보낸 시간은 73년. 아내를 보내고 상실감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상심 증후군 (broken-heart syndrome)이라 명명한다. 브리검 여성 병원의 신경학 과장 마틴 새뮤얼스 박사는 “우리 두뇌는 스트레스를 다루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배우자를 잃은 스트레스는 너무나 커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 결과 “심장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모든 장기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

상심 증후군은 사별한 즉시 일어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추억은 생생해지고 슬픔은 오히려 깊어지기 마련. 몇 주, 몇 달이 지나고 스트레스 반응이 급격해질 수 있는 까닭이다.

상심 증후군은 또 남성에게 더 빈번히 일어난다. 2013년 로체스터 공과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아내를 잃은 남편은 사망 위험이 30% 증가했으나, 반대의 경우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결혼 생활에서 보통 아내는 돕고 보살피는 쪽, 남편은 그에 의지하는 쪽이기 때문이다. 듀크 대학교 의대의 매튜 뒤프레 교수는 “남성, 특히 나이든 남성이 배우자를 잃었다는 것은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처방대로 약을 복용하고, 건강한 습관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던 보호자를 잃었다는 뜻”이라면서 가족과 친지들이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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