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 대란, 대형 병원도 난리 법석, 이곳만 달랐다

[사진=sfam/shutterstock]
24일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해당 회선을 사용하는 서울 중서부 및 경기 고양시 일대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유무선 전화, 인터넷 등과 KT 통신망을 이용한 카드 단말기 등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역 병원에서도 혼선을 빚었다.

지난 토요일 신촌의 한 대학 병원에서는 5분마다 의료진을 찾는 방송이 울려 퍼졌다. 이 병원 내에서 쓰고 있는 KT 통신망을 이용하는 유선 전화와 ‘콜폰'(병원에서 호출 용도로만 쓰는 휴대폰)이 화재 이후 불통이 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업무 연락은 원내 방송과 의료진 개인 휴대전화를 통해야 했다. 만약 개인 휴대 전화마저도 KT 통신사일 경우에는 그마저도 어려웠다.

“일일이 개인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전화해야 했어요. 그런데 서버 내에는 전화번호가 없고…. 번호를 알아내는 데만 30분이 걸렸어요.” (대학병원 간호사)

주사 등 약 처방 전달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내선 전화가 작동하지 않아서 일일이 담당자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찾아서 연락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환자의 항의도 끊이지 않았다. 계속되는 원내 방송으로 불안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서버 마비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조회 시간이 길어지면서 접수 창구도 붐볐다.

다행히 주말 통신 장애의 영향으로 이 병원을 비롯한 여러 병의원에서 사고가 일어났다는 보고는 없었다. 이 대학 병원 관계자는 “긴급 대응을 통해서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메디닷컴’의 취재 결과, 긴급 대응 내용은 개인 휴대전화로 일일이 전화하거나 의료진이 병동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식이었다.

“당직의는 병동 밖으론 나가지도 못했어요. ‘콜폰’을 쓰던 과는 전부 난리였죠 .” (대학병원 의사)

반면에 종로구의 한 종합병원은 같은 KT 통신망을 이용하지만 상황이 달랐다. 근처 KT 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났지만 병원 업무에는 별다른 혼선이 없었다. 병원 측은 “화재 때문에 주말 병원 업무에 특별한 지장을 받지 않았다”며 “통신망 이중화 작업이 되어 있어 통신 장애가 발생하지 않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KT 통신망을 이용하고 있더라도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 회선을 복수로 사용하는 회선 이중화 작업이 되어있다면 지난 주말과 같은 ‘통신 재난’의 상황에서도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비슷한 상황은 경찰서와 소방서에서도 나타났다. 경찰서의 신고 시스템과 인터넷 망은 차질이 있었던 반면 백업망을 갖춘 소방서는 시스템에 문제가 없었다. 이번 화재로 적어도 의료·금융·보안 등의 분야에서는 통신망 이중화 의무화 등 백업 및 대응 방안이 절실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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