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환자’도 웃었다…美 병원이 열광한 AI 재활

[스타트업 워치] 상장 앞둔 네오펙트 반호영 대표

[사진=네오펙트]
인공지능(AI) 재활 플랫폼 기업 네오펙트가 지난 20일 일반 공모 청약을 마무리했다. 경쟁률 400.8대1을 기록하고, 청약 증거금은 약 7936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서는 공모가가 1만1000원으로 확정됐다.

네오펙트는 11월 말 상장을 앞두고 있다. 성공적으로 IPO를 진행하고 있는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에게 네오펙트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 네오펙트는 ‘CES 2017 혁신상’을 수상하고, CNN 등 미국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외신을 보고 들었던 생각은 ‘네오펙트가 드디어 성과를 내는구나’ ‘그런데 네오펙트가 CES를 왜 간거지’였다. 결과는 좋왔지만 의외의 행보였던 것 같다.

“사실 참가를 결정하면서도 반신반의했다. 작은 부스고 유명 회사에 묻힐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내부적으로도 반대가 있었다. CES는 가전쇼이지 헬스 케어쇼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만큼 좋은 데뷔 무대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PR 관점에서 영향력이 크다고 판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직원들이 열심히 했고 운도 따랐다.”

– 주목을 받은 건 2017년 무렵이지만 이전부터 꾸준히 미국 시장을 두드려왔다. 자료를 보니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것도 2014년이다. 처음부터 미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인가.

“미국 시장이 가장 크기 때문에 처음부터 미국에서 사업을 하려고 했다. 2015년에 미국 법인을 설립했는데, 그것도 투자 등이 늦어지면서 예상보다 늦게 들어간 것이다. 지금은 투자 환경이 좋아졌지만 창업 당시에는 초기 투자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상용화 개발이 많이 늦었다.”

– 최용근 최고기술경영자(CTO)의 박사 논문에서 사업이 시작됐다. 그 때부터 가능성을 봤던 것인가.

“최 CTO는 대학 선배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친해졌다. MBA 공부를 하고 있을 때 최 CTO가 사업 아이템 이야기를 자주했다. 그러다 정작 CTO가 학교에서 무슨 연구를 하는지는 몰라서 공부하고 있는거나 설명해 달라고 헀다. CTO는 사업화하기 힘들 것 같다고 했지만 듣는 순간 사업화하자고 이야기했다.
아버지와 큰아버지가 뇌졸중으로 힘들어하시다 돌아가셨다. 그래서 뇌졸중에 걸리면 본인도 가족도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었다. 재활 치료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움직였다. 그래서 창업을 하자고 제안했다. 최 CTO가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에 먼저 들어가서 창업을 했다. 저는 1년 뒤에 MBA를 마치고 CEO로 합류했다.”

– 미국에서 병원을 대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한국 회사가 실적도 없는 상태로 미국에서 병원 영업을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처음에는 미국 본토가 아니라 푸에르토리코 병원에 들어갔다. 2015년 10월에 영업을 시작했다. 보통 6개월은 영업을 해야 판매가 되는데, 12월에 첫 제품을 판매했다. 운이 좋왔다.

당시에 푸에르토리코의 한 클리닉에서 제품에 관심이 있다고 해서 갔다. 그런데 데모만 계속 하고 구매하겠다는 의사 표시도 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그러던 어느날 그 클리닉에 다니던 ‘돈 많은 진상 환자’가 제품을 쓰더니 웃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클리닉에 다니면서 처음으로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환자의 아들도 네오펙트에 정말 고맙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클리닉에서 이 모습을 보고 바로 제품을 구입했다.”

– 스탠포드나 미국 최고 재활 전문 병원 RIC 등에도 제품이 들어가 있는데 단순히 운은 아닐 것이다.

“RIC에 팔린 것도 비슷하다. 구매 커뮤니티에서 환자들이 제품이 좋다고 평가했다. 환자들이 제품이 필요하다는 증언을 많이 한 것이다. 미국 판매를 하려면 레퍼런스가 필요한데 환자들이 제품을 좋게 평가하면서 쉽게 안착할 수 있었다.”

– 환자 평가도 좋고 주요 병원에서 사용하면서 미국에서 소비자 판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1분기부터 2018년 2분기까지 평균 성장률이 47.6%나 된다. 상장을 하면 이런 성장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소비자 제품이라면 효과는 당연하고, 가격도 중요하다.

“소비자 제품은 렌탈 형식으로 판매되고 있다. 대표 제품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는 비용이 월 99달러다. 미국 케이블이나 휴대전화 기본 요금이 월 99달러 정도라는 점을 생각하면 가격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또 내년에는 현재 1회에 80달러를 받고 있는 원격 상담 서비스에 보험을 적용해 고객 부담을 21달러로 줄일 예정이다.”

– 미국 헬스케어 시장은 보험 적용이 제품의 성패를 좌우하는 기준이다.

“2가지 보험을 준비 중이다. 하나는 방금 설명한 원격 상담 서비스에 대한 것이고, 하나는 라파엘 제품 자체에 대한 보험이다.

원격 상담에 대한 보험은 이미 있는 보험 코드를 적용한 경우다. 미국은 원격에서 환자 데이터를 보고 상담해주는 서비스에 대한 보험 청구 코드가 있다. 라파엘의 경우 환자들의 데이터를 치료사들이 원격으로 보고 상담해주는 서비스에 대해 보험 적용을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제품 보험이다. 현재 임상 근거를 축적하고 보험 코드를 받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제품에 대한 보험 코드를 받으면 파급력도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에서의 비즈니스는 어떤 상황인가?

“병원에서는 잘 팔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아직 못 받았다. 임상 데이터를 강하게 요구한다. 특히 의료진이 개입하지 않은 자가 재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레퍼런스가 없다보니 어려움이 있다. 내년 말에는 한국에서도 허가가 나길 희망한다.”

– IPO 이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일단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 방향성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제품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제품군을 늘리고, 영업과 마케팅 인력도 확충해야 한다. 상장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지면 좋은 사람을 뽑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 현재 죽전에 있는 본사를 판교로 이전할 계획이다.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 들어와야 한다. 앞으로 네오펙트를 잘 지켜봐주면 좋겠다. 내부적으로 IPO가 새로운 시작, 새로운 도약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비전을 만들어 갈 것이다.”

 

    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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