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국민연금은 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샀을까?

[바이오워치]

[사진=국민연금공단]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와 맞물려 또 다시 국민연금이 여론의 도마 위로 소환됐다. 고의적인 분식 회계 혐의로 거래가 중지되고 검찰에 고발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국민연금이 지속적으로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매입한 시기가 애매하다. 유재중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자유한국당 의원실은 국민연금공단 제출 자료를 토대로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5월 2일 금융 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을 고의로 판단하고 나서도 꾸준히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매입해 온 것으로 판단했다.

국민연금공단은 2018년 4월 말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203만 주(지분율 3.07%)를 보유 중이지만, 유재중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시점에서는 4%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한민국 18세 이상 국민의 소중한 쌈짓돈으로 모아진 국민연금기금은 2018년 8월 말 기준 651조 원으로 세계 연기금 빅 3 규모를 자랑한다.

국민연금은 이렇게 모인 기금을 기금운용본부를 통해 전문적으로 운용한다. 운용 원칙도 명확하다. 국민연금 가입자 보험료 부담, 특히 미래 세대 부담을 억제하고 기금의 실질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수익성을 창출해야 한다.

투자하는 자산의 전체 수익률 변동성과 손실 위험이 허용되는 범위 안에 있도록 안정성을 추구해야 하고, 국가 경제 및 금융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감안해 공공성을 유지해야 한다. 아울러 연금 급여 지급이 원활하도록 유동성을 고려해 운용해야 하며 특히 투자한 자산의 처분 시 금융 시장 충격이 최소화되는 방안을 사전에 강구해야 한다.

즉, 대한민국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이다 보니 안정성은 물론 공공성과 유동성, 운용 독립성을 지켜 기금을 운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올해만 해도 투자 부진으로 국내 주식에 대해서만 무려 10조 원에 이르는 투자 손실을 보고 있다. 연말까지는 20조 원이라는 최악의 손실 규모 또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앞날이 불투명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입한 것은 기금운용본부가 정의하는 운용 원칙에 부합하는 것일까.

여러 상황을 따져보면 더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연금은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사태와 관련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결의에 찬성표를 던졌다가 수천 억 원의 손실을 일으킨 전력이 있다.

국민연금은 수익률 제고와 기금 안정성을 이유로 오는 2023년까지 해외 주식 투자를 30%로 높이는 대신 국내 주식 투자 비율을 15% 내외로 줄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오히려 고의적인 회계 부정을 했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지분율이 증가했다는 사실은 국민연금 투자 전략과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만약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종 상장 폐지된다면 국민연금의 손실은 679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장 폐지가 되지 않더라도 현재 거래 중지 상태로 인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투자된 국민연금 기금은 운용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수익을 위해 우량한 투자처에서 운용되야 하지만 자금이 묶인 상태인 것.

그러다보니 국민들의 날선 시선은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 윗선으로 향하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10월 8일 새롭게 임명된 안효준 본부장이 이끌고 있다. 또 국민연금기금 운용 관리에 관한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역시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기획재정부 차관 등 20명의 위원들이 이끌고 있는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로 인해 손실이 발생한다면 이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과연 국민연금은 고의적인 회계 부정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정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사들였을까. 아니면 국민들을 위한답시고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 삼성바이오 주식을 샀을까.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공단은 공식적으로 현재 상황에서는 밝힐 입장이 없다고 전해왔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지분율 5% 미만 종목에 대해서는 6개월 이전 정보까지 제공한다는 원칙에 따라 유재중 의원실에는 2018년 4월 까지의 자료를 제공한 것”이라며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매입 부분과 관련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 지금으로서는 이 문제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사에 달린 인상적인 댓글 하나가 생각난다. “국민연금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무슨 관계가 있는 건가요?”

송영두 기자 songzi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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