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폐암, 췌장암 잡는 치료 요법 속속 등장

[바이오워치]

[사진=Sasa Prudkov/shutterstock]
전이성 유방암, 전이성 비소세포 폐암, 췌장암 등 예후가 불량하고 치료 옵션이 제한돼 ‘치료 사각지대’에 놓였던 분야에 변화가 일고 있다.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하는 연구들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항암 치료에서 정밀 의료 실현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21일 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주관으로 열린 ‘제2회 항암 치료의 날’ 간담회에선 폐암을 비롯한 유방암, 간암, 췌장암 치료의 최신 요법이 소개됐다.

먼저 국내 폐암 환자의 80%에 달하는 비소세포 폐암에서 바이오마커 PD-L1 발현율 상관없이 1차 치료에서의 면역 항암제 병용 요법이 새로운 표준 치료로 제시됐다.

키트루다 등 면역 항암제는 일부 환자에게서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지만, 현재까지는 PD-L1 발현율이 50%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단독 요법으로만 주로 쓰이고 있다. 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인 PD-L1은 면역 항암제 효과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중 하나로, 국내에선 PD-L1 발현율을 기준으로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임상 연구에 따르면, 전이성 비소세포 폐암 환자의 1차 치료로 면역 항암제와 세포 독성 항암제를 병용 투여했을 때, 기존 표준 항암 치료인 세포 독성 항암제(화학 항암제)를 사용한 환자군보다 반응률과 전반적인 생존율 지표 등이 유의하게 향상됐다.

이경원 경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모든 절제 불가능한 전이성 비소세포 폐암 환자에게 PD-L1 발현율과 상관없이 면역 항암제 병용 요법을 쓸 수 있다는 새로운 표준 치료를 제시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방암 중 예후가 좋지 않고 치료 옵션이 제한된 전이성/재발성 유방암에서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 추가됐다. 기존 폐경 후 해당 환자의 1차 요법으로는 CDK4/6 억제제 팔보시클립과 아로마타제 억제제가 병용으로 사용되었으나, 여기에 리보시클립(제품명 키스칼리)과 아베마시클립(제품명 버제니오)이 추가되면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최근 임상 연구에서는 두 약제가 무진행 생존 기간 연장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이 입증되기도 했다.

특히 서양보다 상대적으로 폐경 전 유방암 환자가 많은 우리나라에 의미 있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폐경 전 여성에게 리보시클립을 투여한 결과, 폐경 후 여성에게 사용했을 때와 유사한 무진행 생존 기간 연장 효과를 보인 것.

이경은 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지금까지 폐경 전 환자들에 대한 데이터는 전무했다는 점에서 최근 폐경 전 여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는 매우 의미 있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현재 리보시클립과 아베마시클립은 국내 허가를 준비 중이다.

간암과 췌장암에서도 표적 치료제와 면역 항암제, 항암 화학 요법의 새로운 복합 요법이 등장하면서 생존율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간암에선 렌바티닙(제품명 렌비마)과 소라페닙(제품명 넥사바)의 비교 임상 연구 결과가 올해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 발표되면서, 국내에서도 색전술, 수술 등 국소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에 대해 렌바티닙이 1차 표준 치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획득했다.

간암 면역 항암제로는 니볼루맙(제품명 옵디보)이 2차 치료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으며, 펨브롤리주맙은 비교 3상 연구를 마치고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췌장암은 이미 암이 진행돼 근치적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경우 시행하는 고식적 요법에서 폴피리녹스나 젬시타빈/납-파클리탁셀 등 약제가 소개되면서 생존 기간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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