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열량 먹고도 살 덜 찌는 법 (연구)

[사진=Needs_Photo/gettyimagesbank]

같은 열량을 섭취해도 살이 덜 찌는 방법이 있을까?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 의대 연구진 등이 참여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식단에서 탄수화물을 줄이는 대신 부족한 열량을 지방으로 채우면 대사량이 늘면서 탄수화물 비중이 높은 음식을 먹는 사람보다 하루 평균 250칼로리를 더 태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수화물 덜 먹으면 살을 빼기 쉬워진다는 얘기다.

그동안 살을 빼려면 열량이 높은 지방 섭취를 줄이라는 다이어트법이 상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전통적인 체중 감량법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걸 시사한다.

연구진은 164명의 성인을 모집해 20주 동안 식단을 조절하며 체중과 각종 생물학적 지표들을 면밀히 조사했다. 이번 연구는 관련 학계에서 유례가 드문 대규모 연구로 평가받는다. 이번 연구에는 1200만 달러가 들었는데, 자금의 대부분은 비영리 연구 기관인 ‘영양 과학 계획(Nutrition Science Initiative)’이 지원했다.

탄수화물 섭취량에 따라 둘로 나뉜 실험 참가자들은 연구진이 제공한 음식만 먹었다. 연구진은 프랑스계 전문 식품회사 소덱스에 의뢰하여 열량은 같지만, 탄수화물 비중이 다른 식단을 마련했다. 두 그룹에 제공된 메뉴는 예컨대 치킨 브리토나 칠면조 구이 등 주요리만 보면 비슷했다. 다만 곁들이는 음식이 달랐다. 고탄수화물 그룹이 쌀밥이나 으깬 감자를 먹은 반면, 저탄수화물 그룹은 소량의 밀전병이나 으깬 콜리플라워를 먹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저 탄수화물 그룹은 하루 250칼로리의 열량을 더 태웠다. 이 수치는 같은 식단을 3년간 유지한다면 약 9kg을 감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효과는 인슐린 분비가 많은 사람에게 특히 두드러졌다. 그들은 하루 평균 400칼로리를 더 태웠다.

주목할 점은 저탄수화물 식단이 위장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인 그렐린의 분비량을 줄였다는 것이다. 그렐린은 식욕을 높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저탄수화물 식단이 그렐린 분비를 억제해 대사량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대리우시 모자페리언 터프츠 대학 교수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체중 감량 시 열량에만 집착하지 말고, 식단의 성분을 바꾸면 요요 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정책과 관련 산업은 열량을 낮추는 저지방 식단에 매몰되지 말고, 더 나은 식단에 관한 지침을 마련할 때”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Effects of a low carbohydrate diet on energy expenditure during weight loss maintenance: randomized trial)는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실렸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용재 기자 youngchaey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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