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환자 가족의 분노 “아직도 거리 흡연해요?”

[사진=Magic mine/shutterstock]
“방광암 환자인 남편과 함께 동네 길을 걷는데 담배연기가 날라 오더군요. 그 순간 분노가 치밀었어요. “아저씨, 여기 암 환자 있어요!”하고 외쳤습니다.”

주부 임미연(가명)씨는 방광암 3기 환자인 남편을 간병하고 있다. 암세포가 방광주위 지방층까지 침범했으나 다행히 전이는 안 된 상태이다. 병원 사정 상 잠시 집에서 요양중인데, 산책을 나갔다가 거리 흡연자를 만난 것이다.

임 씨는 담배에 대해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건강했던 남편이 암 환자가 된 것은 흡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다. 남편은 하루에 담배를 1-2갑 정도 피웠던 골초였다. 임 씨의 끊임없는 잔소리에도 남편은 끝내 담배를 끊지 못했다.

– 방광암의 가장 위험한 인자는 흡연

방광암은 말 그대로 방광에 생긴 암이다. 위암, 대장암에는 못 미치지만 의외로 환자가 많다. 남녀를 합쳐서 4033건 발생했다. 환자의 남녀 성비는 4.1대 1로 남성이 더 많다. 남성의 암 중 8위를 기록할 정도다(2017년 국가암등록통계). 이는 흡연 인구가 여성보다 훨씬 많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흡연은 방광암의 가장 중요한 단일 위험 인자이다. 흡연자가 방광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의 7배까지 된다. 남성 방광암의 65%, 여성의 30%가 흡연에 의한 것이라는 통계가 있다. 방광암의 발생 빈도는 담배를 피운 기간 및 흡연의 양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 간접흡연으로 인한 방광암 증가 추세

성장기의 어린이는 간접 흡연으로도 방광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부모의 흡연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담배연기에 노출된다면 어린 나이에도 방광암에 걸릴 수 있다. 집안에 흡연자가 있다면 특히 아이의 건강을 잘 살펴야 한다.

아파트 베란다, 층간 흡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결코 과민 대응이 아니다. 어린 아이는 성인과 달리 소량의 담배연기에도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흡연을 시작한 시점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금연을 해도 25년 후에야 방광암 위험이 60% 가량 감소하기 때문에 청소년기부터 아예 담배를 멀리 해야 한다.

– 왜 흡연이 방광암까지 유발할까

담배 속에는 암을 일으키는 수많은 발암 물질이 포함돼 있다. 이 발암 물질은 담배 연기와 접촉하는 부위부터 공략한다. 입 안, 목구멍 등에 자극을 가해 인두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어 담배연기가 폐를 통해 우리 몸에 흡수되어 피로 들어가면 발암 물질이 온 몸을 돌게 된다.

피 속의 발암 물질은 신장(콩팥)에서 걸러져 소변에 포함된다. 소변 속에 머물게 된 발암 물질은 방광 안에서 소변이 직접 접촉하는 점막 세포에 손상을 가하게 되고 결국 암세포로 발전하게 된다.

– 하루 10개피 이하여도 암 위험 높다

소량의 흡연도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증거가 나왔다. 1일 흡연량이 1개피 미만 또는 1-10개피인 평생 흡연자는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사람에 비해 암 발생 위험이 높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연구팀이 장기간의 소량 흡연과 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암 환자가 아닌 미국 내 59-82세 성인 23만8525명 중 1일 흡연량이 1개피 미만 또는 1-10개피인 평생 흡연자를 선별해 암 발생 위험을 평가했다.

그 결과 평생 1일 1-10개피를 피운 사람은 흡연한 적이 없는 사람에 비해 흡연 관련 암 발생 가능성이 2.34배였다. 1일 흡연량 10개피 이하로 평생 흡연한 경우 폐암, 방광암, 췌장암과 연관이 있었다.

이 논문(Association between long-term low-intensity cigarette smoking and incidence of smoking-related cancer)은 국제암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에 실렸다.

– 방광암의 증상, 예방법은?

방광암의 흔한 증상은 통증이 없는 혈뇨이다. 소변을 자주 보거나 배뇨 시 통증도 있을 수 있다. 소변이 너무 급해서 조절을 못하는 급박성 요실금도 겪을 수 있다. 방광암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들은 소변검사, 요세포 검사 등을 하는 게 좋다.

방광암의 위험 인자는 흡연 뿐 아니라 각종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직업, 진통제 및 항암제 투여, 감염 및 방광 결석, 가족력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위험한 인자는 흡연이다. 방광암을 예방하려면 이런 위험 요인부터 줄여야 한다. 과일과 채소를 자주 먹고 붉은 고기, 햄, 베이컨 등 가공육 등을 절제하는 식습관도 중요하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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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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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 2022-04-24 10:15:52 삭제

      방광수술후1년6개월인데요 야간잘때 소변조절이안돼요 어떻게하면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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