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구멍 뚫린 세포 치료제, 업체 편드는 식약처?

[바이오워치]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세포 치료제 안전성을 놓고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특정 업체를 두둔하는 해명을 내놓으며 더욱더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포 은행을 따로 두지 않고 있다’는 메디포스트, 바이오솔루션 등 세포 치료제 기업의 해명을 놓고서, 사실상 그 업체를 옹호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코메디닷컴’과 익명을 요구한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포 치료제 제조 단위가 작다면 MCB(마스터 세포 은행)를 구축할 수 없다. (물론) 이런 경우에도 세포 공여자가 (안전한지) 등의 문제를 검증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공여자 적합성 검사를 제조 회사가 직접 해서 품질 동등성에 관한 안전성 등을 살피고 식약처가 사후적으로 검증한다.”

세포 치료제를 제조하는 기업은 (이름을 무엇이라 부르던) ‘세포 은행’을 운영한다. 세포를 놓고서 여러 안전성 검사를 하고 또 그런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원료 세포로 사용하려면 충분한 양의 세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이런 세포를 냉동 보관한다. 이것이 바로 ‘세포 은행’이다.

식약처 관계자의 두서없는 대답을 해석해보면 이렇다.

세포 치료제를 제조하는 기업 가운데 몇몇 기업(메디포스트, 바이오솔루션)은 ‘세포 은행’을 운영할 정도로 ‘충분한 양’의 세포를 확보하기 어렵다. 이런 기업은 매번 세포 치료제를 제조할 때마다 그때그때 공여자를 바꿔서 세포를 확보하고 나서 적합성과 동등성을 따져서 제조한다. 식약처는 나중에 “사후 검증”만 한다.

식약처의 설명대로라면, 세포 치료제를 생산하면서도 “세포 은행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메디포스트, 바이오솔루션 두 기업이 바로 이런 식으로 세포 치료제를 제조하는 곳이다.

식약처의 설명을 듣고 보면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왜 어떤 세포 치료제 제조 기업은 세포 은행을 운영하고, 다른 기업은 세포 은행을 운영하지 않는가? 세포 치료제를 제조하면서 세포 은행을 운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식약처의 자의적인 해석인가, 국제 표준인가? 그리고 식약처가 한다는 “사후 검증”은 제대로 진행 중인가?

더구나 ‘코메디닷컴’의 확인 결과, 식약처의 해명은 규정에 명시된 내용과도 다르다. 식약처는 세포 은행이 없으면 세포 공여자가 바뀌어도 변경 신고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규정은 정반대다.

[사진= 생물학적 제제 등의 품목 허가 심사 규정 제5조(심사 대상)]
생물학적 제제 등의 품목 허가 심사 규정에서는 세포 치료제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 심사를 요구하고 있다. 제5조(심사 대상) 1항에 따르면 생물학적 제제,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 세포 배양 의약품, 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및 이하 유사한 제제는 안전성 유효성 심사, 기준 및 시험 방법 심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제9조 허가 항목 중 제3호부터 제13호까지 해당하는 사항을 변경 허가 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안전성 유효성 심사 또는 기준 및 시험 방법 심사를 받아야 한다.

원료 약품 및 그 분량, 성상, 제조 방법(주성분의 제조소와 모든 제조 공정의 소재지 기재), 효능·효과, 용법·용량, 사용상의 주의 사항, 포장 단위, 저장 방법 및 사용 (유효) 기간, 기준 및 시험 방법, 제조 판매 품목 허가증을 보유한 자(제조 업자, 위탁 제조 판매 업자), 수탁 제조 업자, 수입자(제조원 포함), 허가 조건 등이 대상이다.

[사진=생물학적 제제 등의 품목 허가 심사 규정 제30조(심사기준)]
이 가운데 세포주 공여자가 변경될 경우는 제조 방법에 해당한다. 제30조(세포 치료제 심사 기준) 제3호 가목에 따르면 세포 기원과 출처, 확인을 위한 자료와 세포 공여자 선택에 따른 공여자와 관련되는 특성, 공여자의 혈청학적, 진단학적 자료를 포함한 임상력 에 관한 자료는 물론 세포 채취 방법, 채취량, 사용한 재료 등의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유전자 치료제 심사 기준인 제31조에서도 제3호를 통해 세포를 이용하는 경우 제출해야 할 근거 자료 중 세포 채취에 관한 자료는 제30조 제3호 가목 규정을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세포 치료제는 안전성과 유효성 심사를 해야 하고, 변경되는 항목이 있을 경우에도 세포주 안전성과 유효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세포 치료제 업계 관계자는 “다른 사람의 세포가 세포 치료제 원료로 아무렇게나 쓰이면 안 된다. 법과 규정을 떠나 세포 치료제 관리는 엄격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세포 치료제 관계자도 “식약처가 왜 이렇게 해명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식약처가 지금이라도 규정을 명확하게 해서 세포 치료제를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두 기자 songzi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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