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술 담배 모두 끊어야 하나요?

[사진=Piotr Adamowicz/shutterstock]
국내 당뇨병 인구가 500만 명을 넘었다.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한 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다. 생각보다 당뇨병은 흔한 질병이며, 흔한 만큼 당뇨병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은 질병 자체의 증상보다 합병증이 더 위험한 질환 중 하나인데, 당뇨병 합병증과 예방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인경 교수가 설명한다.

Q. 당뇨병은 왜 합병증이 생기는 건가요?

A.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고 인슐린 분비가 감소하면서 혈당이 높아진다. 혈당이 높으면 피는 물엿처럼 끈적끈적해지는데 이게 문제가 된다. 끈적끈적해진 피는 우리 몸의 말초조직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되지 못해 여러 합병증이 발생한다.

Q. 당뇨병 합병증에는 뭐가 있나요?

A. 대표적으로 급격하게 혈당이 4~500 이상으로 올라가 생기는 급성 합병증이 있다. 고삼투압성 혼수, 케톤산혈증 등이 그렇다. 혼수상태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응급 치료가 필요하다.

급성 합병증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만성혈관 합병증이다. 콩팥, 눈, 신경, 심장, 뇌 등으로 가는 혈관에 합병증이 오는 것이다. 눈은 당뇨병성 망막증, 콩팥은 당뇨병성 신증이 생길 수 있다.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팔, 다리가 저리고, 따갑고, 아프고, 찌릿찌릿하고, 이상야릇한 느낌이 있거나, 아예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운동신경에 오면 마비가 오기도 한다.

심장이나 뇌 쪽으로 가는 혈관에 이상이 오면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뇌혈관에 오는 경우에는 뇌졸중이 와서 편측에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사지의 혈관이 막히면 발가락 끝이 까맣게 되거나 가벼운 상처에도 쉽게 낫지 않고 궤양이 생기는 당뇨발이 된다.

Q. 약물치료를 계속한다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나요?

A. 당뇨병 치료에서 약물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약물치료를 열심히 받아도 식사와 운동 요법을 잘 하지 않으면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식사 조절과 운동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보통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식생활이나 운동으로 잘 관리하면 약물 복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도 있다.

Q. 당뇨병은 무조건 식사 조절을 해야 하나요?

A. 당뇨병 환자에게 식사 조절은 필수다. 기본 원칙은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적절한 양의 음식을 먹는 것이다. 채소에 많은 식이섬유는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니 적절하게 섭취하고 반대로 설탕이나 꿀 같은 단순 당이나 소금, 동물성 지방 섭취는 되도록 줄이는 것이 좋다.

운동은 숨이 조금 찰 정도의 강도로 하루에 30∼60분,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는 것을 추천한다. 산책, 조깅, 맨손체조, 자전거 타기 등의 가벼운 전신 운동도 효과적이다. 다만, 당뇨 합병증이 심하거나 심장이 나쁜 경우 또는 동맥경화증이 심한 경우는 식후에 심한 운동을 하게 되면 심장과 혈관에 무리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Q. 당뇨병 환자는 술과 담배 모두 끊어야 하나요?

A. 무조건 금주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술은 동맥경화에 도움이 되는 HDL 콜레스테롤을 다소 올려주기 때문에 약간의 음주는 혈관에 나쁘지 않다. 남자의 경우 하루 2잔, 여자의 경우 하루 1잔까지는 괜찮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된 과음과 폭음은 간 질환 이외에도 췌장에 염증을 일으켜 심한 만성 췌장염으로 인슐린 분비가 안 돼서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술을 마실 때는 가급적 천천히 적당히 마시고 공복 상태에서는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간 질환, 고지혈증, 비만의 경우에는 술을 마시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음주를 한 다음날은 아침에 저혈당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혈당검사를 하고 아침 식사를 거르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흡연은 우리 몸에 혈액 응고를 증가시키고 혈전을 잘 만들어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당뇨병을 진단받았다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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