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1위 한국-일본 “국물, 절임 음식 영향”

[사진=Magic Mine/shutterstock]
한국과 일본은 전체 암발생률 순위(남성)에서 위암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과 영국의 암 순위를 보면 위암은 10위권에서 아예 보이질 않는다. 이는 갑상선암을 제외한 수치이다(2017년 국가암등록통계). 왜 동양권 국가들은 위암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 암 발생, 사는 곳에 따라 다르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전립선암과 유방암이 남녀 1위 암이다. 전립선암과 유방암은 인종, 가족력, 호르몬 등 여러 위험 요인이 있지만 식생활을 빼놓을 수 없다. 육류나 패스트푸드 등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으면 전립선암과 유방암 위험이 높아진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서구형 식단이 암 위험을 높인다.

한국과 일본은 위암에 이어 폐암, 대장암, 간암, 전립선암이 남성의 암 순위 다툼을 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폐암, 대장암, 피부암 등이 상위권에 올라 있다. 한국도 위암에 이어 암 발생 2위였던 대장암이 올해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서구형 식습관이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 거주 일본인의 전립선암 발생률은 미국의 백인들보다는 낮지만 일본 본토인보다는 훨씬 높다는 것이다. 이는 생활 환경이 전립선암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임을 말해준다. 일반적으로 전립선암 발생률은 미국, 캐나다, 스칸디나비아 등에서 가장 높고 동양인이 가장 낮다.

– 위암의 위험 요인은 음식

위암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음식, 흡연, 유전성 요인을 비롯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만성 위축성 위염, 장피화생 등 위암의 전 단계 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도가 높아진다. 식이 요인 가운데 짜거나 탄 음식, 훈제를 장기간 즐겨 먹으면 위암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짠 음식을 많이, 자주 먹은 사람은 적게 섭취한 사람보다 위암 위험도가 4.5배 더 높다. 짠 음식에 많은 나트륨이 위 점막 손상과 위염을 유발하면서 암세포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위암 환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26.9%로 가장 많고, 70대 26.2%, 50대 22.6%의 순이었다. 수십 년 동안 짠 음식을 즐기면 50대 이후 위암에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20-30대 위암 환자도 많고, 특히 사망률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 된장, 된장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

된장에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 성분은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된장에는 소금도 다량 함유되어 있어 암 예방 효과와 암 위험이 서로 상충된다고 할 수 있다. 된장 섭취량 증가는 위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반면, 전립선암 위험도를 감소시킨다는 논문이 있다.

한국과 일본은 식사 때마다 된장국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된장국이 몸에 좋다는 것은 알지만, 짜게 먹으면 위암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짠 된장국을 수십 년 동안 먹다보면 위 점막을 해쳐 위암에 노출될 수 있다.

– 면을 즐기는 문화, “문제는 국물이다”

한국과 일본 사람들은 우동, 라면 등 면도 즐겨 먹는다. 하루에 한 끼 정도는 면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사람이 많다. 국물도 남김없이 들이키는 경우도 있다. 어릴 때부터 짠 맛에 익숙한 사람들은 면 국물도 짜게 먹는다. 간을 보지도 않고 소금부터 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식습관을 수십 년 동안 유지하면 위뿐만 아니라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면 국물 뿐 아니라 찌개, 탕 등의 국물도 적게 먹어야 한다.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물은 남기는 것이 현명하다.

젓갈, 장아찌 등의 절임류나 소시지, 햄 등 육가공식품 등도 위에 좋지 않다. 한국이나 일본에는 각종 채소를 소금에 절인 음식들이 많다. 밥하고 같이 먹으면 짭짤한 맛이 일품이지만 위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굳이 짠 음식을 먹는다면 칼륨 성분이 많은 채소와 과일을 곁들이는 게 좋다. 칼륨은 나트륨이 몸 밖으로 배출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식품구입 시 나트륨 1회 제공량을 확인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 위암, 30대 암 사망 1위 “젊은 환자가 더 위험”

위암은 20-30대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오히려 더 위험하다. 20-30대 위암 환자는 전체 위암 환자 중 5%에 불과하지만 사망률이 훨씬 높다. 젊은층의 위암은 위 점막 아래에 암세포가 깔려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는 ‘미만형’이 많다. 암이 더 공격적이어서 위벽을 뚫고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없고 발견도 어렵다.

위암 4기가 40세 이상에선 11%이지만 30대는 20%로 2배나 되면서 30대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년이 되면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사람이 늘지만 20-30대는 체감 위험이 낮아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지 않다.

형우진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위장관외과)는 “젊은 층의 위암은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고, 이로 인해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예후가 더 안 좋다”고 했다. 속 쓰림이나 소화불량 등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아 상담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위암 검진 권고안에 따르면 위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40세 이상의 성인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2년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아야 한다. 30대라도 가족력 등 위험요인이 있다면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조기 위암은 증상이 없지만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이다. 하지만 늦게 발견해 위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에 전이된 경우 5년 상대 생존율이 6.3%에 불과하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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