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 휴미라 가격 최대 80% 인하 선언…바이오시밀러 영향은?

[바이오워치]

[사진=symbiot/shutterstock]
애브비가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유럽 가격을 최대 80%까지 인하한다고 발표하면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럽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애브비는 2일(현지 시간)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휴미라 가격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80%까지 할인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그중 정부와 입찰을 진행하는 북유럽 국가에서 가장 높은 할인율인 80%가 적용될 전망이다.

애브비의 가격 인하 선언은 유럽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면서 이들로부터 유럽 시장을 지키기 위한 방어책으로 보인다. 휴미라 유럽 물질 특허는 지난 10월 만료됐고,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 산도스, 암젠 등이 경쟁적으로 자사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쏟아냈다.

애브비는 휴미라의 유럽 시장 규모가 미국에 비해 미미하다는 점에서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는 입장이다. 곤살레스 대표는 “북유럽 지역 매출이 글로벌 매출의 4~5% 정도이며, 자사 비즈니스에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애브비의 파격 선언 배경에 대해 미국 투자 기관 번스타인의 론니 갤 애널리스트는 “휴미라의 제조 단가가 낮아 유럽 일부 국가에서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쓰더라도 애브비는 수익성 보존이 가능할 것”이라며 “애브비는 유럽 시장 점유율을 유지함으로써 향후 미국에서도 유럽이 품질 때문에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오리지널을 선택했다고 주장해 미국 시장을 방어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북유럽 시장 비중 극히 미미…큰 의미 없을 것”

바이오시밀러는 같은 효능의 약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강점을 지니기 때문에, 오리지널이 파격적인 가격 할인 전략을 내세워버리면 바이오시밀러의 유력한 강점이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바이오 업계에선 애브비의 이번 전략이 큰 효과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곤살레스 대표의 말처럼 가격 인하 폭이 가장 큰 북유럽 시장이 유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적기 때문이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5개국이 유럽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북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 수준”이라며 “언뜻 보면 애브비가 공격적으로 나온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최대 할인율이 북유럽에 적용될 것으로 보아 실제로 바이오시밀러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 분석했다.

또 다른 바이오 업계 관계자도 “실제 가격을 80%까지 낮춰서 쓸 수 있는 나라는 국가 입찰을 진행하는 노르웨이뿐일 것”이라며 “노르웨이는 유럽 시장의 1%밖에 차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격이 바이오시밀러 전략의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저가 전략이 경쟁의 전부는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를 개발한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특히 유럽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빅 5 국가는 적응증, 사용법 등 가격 이외의 요소들을 많이 고려한다. 또 바이오시밀러 쿼터제를 운영하는 독일 등 국가마다 다양한 정책을 구사하기 때문에 가격 외에도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애브비가 유럽 주요 5국에서도 휴미라 가격을 북유럽 수준으로 인하한다면, 바이오시밀러에 미칠 타격은 상당하다. 현재 애브비는 10~80% 할인율이라는 범위만 밝혔을 뿐, 주요 유럽 국가들의 할인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애브비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독일 외신에 따르면, 유럽 주요국인 독일에서 바이오시밀러 가격은 오리지널의 60%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보다 더 큰 할인을 적용하는 것은 애브비에게도 큰 출혈이 예상되는 만큼 쉬운 결정이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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