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이 많을수록 출산 위험 ↑(연구)

[사진=Syda Productions/shutterstock]

여성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임신과 관련한 생물학적 한계가 다가온다는 사실에 조바심을 느낀다. 늦은 출산은 산모나 아기 모두에게 위험하다는 소리도 귀에 못이 박히게 듣는다.

반면, 남성들은 대개 그런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최신 연구에 따르면, 늙은 아빠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조산, 저체중, 호흡곤란 등의 건강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남성 역시 임신과 관련한 생물학적 시계가 째깍거리는 소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심지어 늙은 남성의 아이를 배는 산모의 건강도 위험해질 수 있다. 임신성 당뇨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스탠퍼드 대학 병원 남성 의학 연구소의 마이클 아이젠버그 소장은 “인간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번식하도록 진화됐다”면서 “적령기를 벗어난 임신과 출산은 생물학적 위험이 따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출산 나이는 점점 늦춰지고 있다. 교육 및 직업적 경력을 쌓는 데 필요한 기간이 늘어난 탓이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우 1972~2015년 사이, 첫 아이를 낳는 남성의 나이는 27.4세에서 30.9세로 늘었으며 마흔을 넘겨 아빠가 되는 남성도 9%를 차지했다.

한국의 경우 1997년과 2014년을 비교하면 여성은 26.4세에서 30.5세로, 남성은 29.4세에서 33.1세로 늦어졌다. 미국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다. 2017년 현재 여성의 평균 출산 연령은 32.6세를 기록 중이다.

연구진은 미국의 국가 인구 동태 통계를 이용해 2007~2016년 사이에 태어난 아기 4000만 명을 분석했다. 아빠를 나이에 따라 5그룹으로 나눴다. 각각 25세 미만, 25~34세, 35~44세, 45~54세, 55세 이상이었다.

그 결과, 아빠의 나이가 많을수록 아기와 산모의 건강에 좋지 않았다. 특히 남성의 나이가 45세를 넘기면 그 경향이 뚜렷했다.

25~34세의 아빠가 낳은 아기와 비교할 때 45세 이상의 아빠는 조산할 가능성이 14% 높았다. 아빠의 나이가 55세 이상이면 아기들은 호흡 곤란을 겪을 위험이 10% 높았으며, 신생아 집중 치료실 신세를 질 가능성도 28%나 더 컸다.

산모도 남성 파트너가 45세 이상이면 임신성 당뇨를 앓을 가능성이 28% 높았다.

이번 연구는 아빠의 나이가 많을수록 아기가 자폐나 주의력 결핍, 양극성 장애를 겪을 위험이 크다는 기존 연구와 일맥상통한다.

아이젠버그 소장은 “남성은 나이를 먹어도 끊임없이 정자를 생산한다”면서 “그러나 오랜 세월 세포 분열을 하는 과정에서 해로운 유전적 돌연변이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후천적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젊은이보다 크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그러나 태아나 산모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확률의 절대치가 큰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이젠버그 소장은 그 가능성을 복권이 당첨될 확률에 비유했다.

그러나 그는 “다양한 과학적 증거에 비춰볼 때 남성들도 이제 아이를 언제 가질지 심사숙고할 때가 됐다”면서 “남성들 앞에 펼쳐진 활주로가 무한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Association of paternal age with perinatal outcomes between 2007 and 2016 in the United States: population based cohort study)는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실렸고, 주간지 타임에 실렸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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