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있으면, 산만하지만 창의적 (연구)

[사진=EFKS/shutterstock]
집중력이 뛰어나고 참을성이 있는 사람은 학습능력이 좋다. 그런데 신선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건 또 다른 영역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구를 보면 정신이 산만하고 혼란스러운 ADHD가 있는 사람이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

ADHD는 ‘주의력 결핍 및 행동 과잉 장애’의 약자로,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한 것이 특징이다. 한 가지 일을 진득하게 하지 못해 학교나 직장 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이런 성질이 독창적인 사고를 하는 덴 오히려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번 연구내용이다.

미시간대학 연구진은 ADHD가 있는 사람의 정신 상태를 ‘무질서한 정신(chaotic minds)’으로 정의하고, ADHA가 있으면 창의성이 두드러진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홀리 A. 화이트 연구원은 “이번 연구가 비록 규모는 작지만, ADHD가 있는 사람도 그들만의 강점이 있다는 실험적 증거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화이트 연구원은 ADHD 진단을 받은 대학생 26명과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26명의 대학생 등 총 52명의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창의성을 평가하는 두 가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첫 번째 테스트는 학생들에게 20분의 시간을 주고, 그들이 생소하게 느낄 수 있는 이국적인 과일 사진을 보여준 다음 이를 그려보고 묘사해보도록 했다. 연구진은 학생들에게 최대한 창의적인 방법으로 묘사해보도록 했다. 과일을 복사하듯 그리지 말고,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과일처럼 표현해보도록 요청한 것.

그 다음 평가단이 학생들의 그림을 평가했다. 평가단은 학생 중 절반이 ADHD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평가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ADHD가 있는 학생들의 그림들이 보다 독창적이고 특색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번째 테스트는 학생들에게 광고 회사에서 일한다는 가정 하에 상품의 이름을 짓도록 했다. 또 과제를 수행하기에 앞서 예시들을 제시했다. 진통제, 파스타 등 제품의 이름 6가지를 제공한 것.

예시로 제시한 이름은 어떤 상품인지 예측 가능한 이름들이었다. 가령 진통제는 타이레놀(Tylenol), 파나돌(Panadol), 아스피린(Aspirin), 버퍼린(Bufferin) 등 실제 진통제가 연상되는 ‘ol’ 혹은 ‘in’으로 끝나는 이름을 제시했다.

학생들은 주어진 10분간 각 상품의 새로운 이름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주어진 예시를 따라하지 말고 각자 독창적인 이름을 만들라고 요청했다.

이후 이번 평가단 역시 학생들의 ADHD 진단 여부를 모른 상태에서 이름을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평가했다. 그 결과, ADHD를 진단 받은 학생들이 좀 더 예시를 따라하지 않고, 신선한 이름을 만드는 경향을 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연구는 연구 규모가 작았다. 또 ADHD가 있는 환자 중 상위능력을 가진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한계다. 하지만 ADHD를 가진 사람도 남다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있을 수 있다는 점, 또 이는 그들의 사회적 활동을 지지하는 하나의 근거가 될 것이란 점에서 유의미한 실험결과가 도출됐다.

이런 내용(Thinking “Outside the Box”: Unconstrained Creative Generation in Adults with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은 ‘창의적 행동저널(Journal of Creative Behavior)’에 9월 30일 소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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