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유방암 왜 급증할까, “음식에 주목하라”

[사진=GagliardiImages/shutterstock]
“요즘 주변에 암 환자가 너무 많아요. 어제도 친한 친구가 대장암에 걸렸다는 소식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특히 대장암, 유방암 환자가 많네요.”

주부 최영신 씨(52세)는 요즘 건강 관리에 바짝 신경 쓰고 있다. 중년이 되면서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뿐 아니라 암으로 쓰러지는 친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암에 걸리면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엄청난 심리적,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다. 집안 분위기가 가라앉고 비싼 항암제를 맞느라 아파트를 팔았다는 얘기에 긴장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최 씨의 말대로 암 가운데 유방암, 대장암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실제 통계 수치로도 나타난다. 위암에 이어 암 발생 2위였던 대장암은 1위로 올라섰고, 유방암은 80%에 육박하는 폭발적인 환자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왜 유독 유방암, 대장암만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일까.

– 심상찮은 유방암, 대장암 증가세

2010-2017년 8년간 유방암은 진료환자 수가 10만4000 명에서 18만7000 명으로 79.5%나 증가했다. 대장암은 11만 명에서 15만4000 명으로 39.3% 늘어났다. 반면에 다른 주요 암들은 증가율이 30%대 밑으로 다소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8년 동안 위암 환자는 16.9%, 간암은 29.8%, 자궁암은 24.5% 각각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다른 주요 암들도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방암, 대장암 환자의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 같은 위험요인이 많은 대장암, 유방암

대장암, 유방암은 대표적인 서구형 암이다. 노동영 대한암협회 회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우리나라는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 서구형 암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과도한 육류 섭취, 인스턴트 식품 등 식생활 습관이 서구화되면서 과체중, 비만이 늘어나고 운동 부족 등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유방암, 대장암은 위험요인이 비슷하다. 최근 유방암이 급증한 원인 중의 하나로 식생활의 서구화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과도한 육류 섭취는 비만으로 이어져 특히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 유방암 치료 후 채소 및 과일의 섭취와 칼로리 감소가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대장암의 원인으로 가장 주목 받는 것도 과도한 육류-고지방 음식 섭취이다. 돼지고기나 소고기 같은 붉은 고기, 소세지나 햄, 베이컨 등 육가공품을 즐기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대장세포를 손상시키고 발암물질을 받아들이는 독성 대사산물이 증가하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 유방암, 대장암은 대표적인 유전성 암

가족력이 있는 암으로 잘 알려져 있는 것이 유전성 유방암과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이다. 김은선 고려대 의대 교수(소화기내과)는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유전성 암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젊은 나이에 암 환자가 되거나, 여러 부위에 암이 생길 위험성도 높아진다. 암 환자 중 5-10%는 유전성 암에 해당한다”고 했다.

어머니나 자매 중 유방암이 있는 사람은 둘 다 암이 없는 사람에 비해 유방암 위험이 2-3배 높아진다. 어머니와 자매 모두가 유방암을 앓았다면 위험성이 8-12배로 증가한다. 유전성 대장암의 대표 질환 중 하나인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HNPCC))은 지금까지 알려진 유전성 암 중 발생 빈도가 가장 높고 비교적 이른 나이에 발생한다.

부모나 형제, 자매 등 직계가족 중에 암 환자가 있어 가족력이 의심될 때는 전문의와 상의해 필요한 경우 유전자 검사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정기 검진을 철저히 받고 음식 선택, 운동 등을 통해 암 예방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조기 검진은 선택 아닌 필수

대장암, 유방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 성적이 매우 좋다. 흔히 완치의 기준으로 삼는 5년 상대 생존율이 유방암은 92.3%이다. 대장암도 76.3%로 10명 중 8명 정도가 5년 이상 살 수 있다. 대장암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에 따르면 50세 이상은 1년마다 분변잠혈반응검사(대변검사)를 받아야 한다. 여기서 이상이 있으면 대장내시경검사를 시행한다.

국립암센터의 유방암 검진 권고안에 따르면 40-69세의 여성은 2년 간격으로 유방촬영을 하는 게 좋다.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이 없는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다. 따라서 매월 생리가 끝나고 2-7일 후 유방이 가장 부드러울 때 자가 검진을 하는 게 좋다.

노동영 대한암협회 회장은 “유방암, 대장암 같은 서구형 암의 예방과 관련해 개인 뿐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현재 추진중인 예방 프로그램을 점검해보고, 새로운 시스템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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