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암 의외로 많은 이유, “간접흡연도 조심”

[사진=vchal/shutterstock]
신장암 환자인 박수영(가명, 남) 씨는 “건강 체질인 내가 암 환자가 됐다는 게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악성 종양이 주요 정맥과 콩팥 주위 조직을 침범하고 국소 림프절 전이까지 나타나 신장암 3기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암이 콩팥과 주위 지방, 부신을 싸고 있는 근막은 넘지 않아 4기 판정은 피할 수 있었다.

박 씨는 30년 이상 흡연을 해온 애연가였다. 최근 건강 검진에서 폐에 별다른 이상이 나타나지 않아 안심하고 있었는데, 뜻밖의 신장암 진단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는 운동도 꽤 열심히 해 외견상 건강해 보여 주위에서도 놀라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박 씨처럼 건강을 자랑하던 사람이 갑자기 신장암으로 입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장암은 우리가 흔히 콩팥이라고 말하는 신장에 생긴 암이다. 우리 몸의 피를 걸러서 노폐물을 제거하고 소변을 만들어 내는 기관이 바로 신장이다.

신장암은 2015년 국내에서 4555건 발생했다. 남성의 암 중 10위(3134건)를 차지할 정도로 환자 수가 늘고 있다. 남녀의 성비는 2.3대 1로 남성 환자가 더 많다. 여성은 1421건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27.7%로 가장 많았고, 60대 25.2%, 70대 19.1%의 순이었다(국가암등록통계 자료).

–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은 흡연, 간접흡연

흡연은 신장암의 한 종류인 신세포암 발생의 가장 강력한 원인 인자이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2배 이상의 위험성이 있다. 신세포암의 약 30%는 흡연과 연관성이 있다. 특히 남성들의 오랜 흡연 습관은 신세포암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남성 환자가 여성의 2배 이상인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담배 속의 니코틴은 폐암을 비롯해 신장암, 두경부암, 위암, 췌장암 등 여러 암의 원인이 된다. 니코틴이 돌연변이와 악성종양을 유발해 정상 세포의 대사 과정을 방해하고 암 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장기간 간접흡연을 하는 환경이 지속되면 더 위험하다. 담배 속의 발암물질은 흡연자가 담배필터를 통해 들이켰다가 내뿜는 연기보다, 담배의 끝에서 바로 나오는 연기에 더 많기 때문이다. 요즘 이슈로 떠오른 길거리 흡연이나 아파트 층간 흡연 문제도 간접흡연에 해당한다.

– 살이 찔수록 신장암 위험 높다

신세포암의 20% 정도는 비만과 관련이 있다. 특히 여성의 비만이 더 위험하다. 비만이 체내 여성호르몬의 상승을 유도하고 고혈압, 죽상경화증, 체내대사이상, 지질 과산화의 원인이 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혈압도 여러 연구에서 신세포암 발생의 한 위험인자로 인정됐다.

신장암은 유전적 요인도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신세포암의 가족력이 있으면 그 위험도는 4-5배 증가한다. 하지만 전체 신세포암 중 유전성은 4-5%에 불과하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부모나 형제, 자매 등 직계가족 중에 신장암 환자가 있다면 의사와 상의해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 조기 진단이 과제, “상당 기간 증상이 없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신장암은 진단이 늦는 경우가 많아 첫 진단 시 환자의 10-30%는 이미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이다. 암이 생겨도 상당 기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암이 진행되면 복부의 가장자리에서 통증이 느껴지거나 소변에서 피가 섞여 나올 수 있다.

신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과 체중관리가 필수다. 고혈압은 신세포암 발생의 위험인자이므로 적절한 혈압조절이 필요하다. 동물성 지방은 적게 섭취하고 과일과 채소는 많이 먹는 음식조절과 함께 운동을 하는 일반적인 건강관리가 도움이 된다. 신세포암의 대부분은 초기에 자각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을 통한 주기적인 복부 초음파 검사 등을 하는 것이 좋다.

곽 철 서울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신장암은 40대 환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평소 건강했던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부 환자의 경우 의학적으로 검증이 안 된 상황에서 비용만 많이 나가는 불필요한 치료나 약제에 매달리는 걸 볼 수 있는데, 담당 의사의 설명을 따르는 게 좋다”고 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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