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플라스틱 공포, 진짜로 위험한가?

[사진=Tunatura/shutterstock]
대변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발표되며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환경청(EAA)이 유럽과 일본, 러시아 국적자 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8명 전원의 대변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대변 10그램당 50~500마이크로미터의 미세 플라스틱 평균 20개가량이 발견됐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5밀리미터 미만인 플라스틱을 말한다. 최근 바다, 해산물, 소금 등에서 검출되었다고 보도됐으며, 인체는 주로 음식 섭취와 먼지 흡입을 통해 노출된다고 알려져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인체에 해로울까? 대답은 “아직 모른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 플라스틱은 아직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인체 위해성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유입되면 보통 소화관 내벽의 상피세포를 통과하기는 어렵지만, 림프계로의 이동은 가능하다. 3마이크로미터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사람의 결장 점막 조직으로 체외 시험한 결과, 흡수율이 0.2%로 나타났다.

인체 대변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은 어떤 의미일까?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 마틴 와그너 박사는 “미세 플라스틱이 대장에서 검출됐다고 해도 이것이 인체에 유입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간이 섭취하는 다른 물질과 달리 미세 플라스틱은 대장의 세포가 흡수하기에는 너무 커서 단순히 대장을 통과해서 대변으로 배설된 것일 수 있다.

또 림프계에 존재하는 0.2마이크로미터보다 큰 입자는 비장에서 여과 작용으로 제거된다. 혈액 내 미세 플라스틱은 간의 담즙에서 제거되고, 최종적으로 대변을 통해 배설될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포유류 체내에서 150마이크로미터를 초과하는 입자는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체외 배출되며, 150마이크로미터 미만 입자의 흡수율은 0.3% 이하로 보고됐다. 일부 연구에서 사람이 미세 플라스틱이 함유된 해산물을 통해 섭취한 유기 오염 물질의 양은 전체 섭취량과 비교하여 0.1% 미만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환경부의 발표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의 첨가제 및 중금속 등의 오염 물질 위해 가능성이 있으나, 섭취에 의한 노출량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유럽에서 해산물을 통해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하루에 1~30개 정도 이며, 굴·홍합을 통해 섭취하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은 연간 최대 1만1000개로 추정되고 있다.

오스트리아환경청의 연구를 주도한 필립 슈바블 연구원은 “미세 플라스틱이 혈류와 림프계, 간 등의 장기로까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미세 플라스틱이 체내에 장기간 남아 있을 경우 염증 유발과 장의 내성, 면역 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도 “플라스틱을 제조할 때 첨가되는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 노니페놀 등 독성 화학물질이 미세 플라스틱에서 나와 해수 및 해양 생물 체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된 지렁이가 내장 염증, 성장 지체 등을 보인 바도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대학 프랭크 켈리 교수는 “플라스틱의 화학 물질 농도가 높을 경우 체내에 축적되면 단백질과 DNA를 손상시킬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지는 아직 확인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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