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니 빠질 때, 아이는 성장한다 (연구)

[사진=Nina Buday/shutterstock]
두렵고 부끄럽지만,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일. 처음으로 젖니가 빠질 때 아이들이 겪는 감정의 기복이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 연구진은 젖니가 빠질 때 아이들이 경험하는 감정은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때 아이들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치과 방문 경험, 부모의 교육 수준 등이라고 밝혔다.

젖니는 아기들이 처음으로 갖는 한 세트의 치아다. 하나 둘 빠지면서 모두 영구치로 대체된다. 대개 6살을 전후해 첫 젖니가 빠진다. 새큰거리는 고통을 주며 한참을 흔들리다가 결국 빠진다. 생겨난 구멍은 영구치가 나면서 메꿔진다. 이런 점진적인 과정은 아이들이 자신의 몸에서 평생 처음으로, 그것도 의식적으로 겪는 생물학적 변화다.

첫 이가 빠지는 인생의 이정표에 선 아이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마침내 어른의 세계에 진입한다는 환희와 신체 일부를 잃는다는 두려움이 교차한다.

이번 연구는 치의학과 발달심리학 학자들의 결합한 학제 간 작업으로 진행됐다. 최근 젖니가 빠진 아이의 부모 1300명을 설문 조사했다. 아이가 긍정적인 감정을 느꼈다는 답이 80%에 달했다.

이번 연구 제1 저자인 라파엘 패트커스는 “아이들 다섯 중에 네 명이 긍정적인 경험으로 기억한다”며 “아이는 물론 부모와 치과의사에게도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첫 이가 빠진 경험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건 이전의 치과 경험이었다. 연구진은 충치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아이들에 주목했다. 아이는 충치 치료를 받을 때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느낀다. 그런 아이는 이가 빠졌을 때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그 밖에 부모의 교육수준이나 문화적 환경도 이가 빠진 후 아이의 감정에 영향을 미쳤다.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고, 서구권 국가 출신이 아닐수록 아이는 이가 빠진 뒤 자부심이나 기쁨을 느낄 가능성이 컸다.

연구진은 부모의 교육 스타일뿐만 아니라, 문화적 차이 역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치과의사와 부모들은 아이에게 충치가 생겼을 때 훈계하거나 다그치지 말고 신중하게 의사소통해서 아이가 부정적 감정의 앙금을 남기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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