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빼면 감기 낫나? 감기에 대한 속설 7

 

[사진=leungchopan/shutterstock]
최근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기가 차가워지는 가을, 감기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 추위가 감기의 원인이라는 의미일까?

감기에 대한 이 같은 속설들이 있다. 추위와 감기는 어떤 관계일까? 또 이런 속설의 의학적 근거는 얼마나 될까?

◆ 감기는 추울 때 걸리는 병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감기와 추위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기온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형성된다고 하는데, 극지방은 오히려 너무 추워 바이러스의 서식 환경으로 부적합하다.

날이 추워질 때 감기가 유행하는 것은 건조한 공기와 보다 깊은 연관이 있다. 건조해진 점막을 통해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깥활동이 줄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느는 것도 이유다. 찬 공기 탓에 환기를 잘 안 하는 실내에 있으면 감기 바이러스에 전염될 확률이 높아진다.

◆ 감기는 주사를 맞으면 낫는다?= 주사 한방으로 감기를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직까지 감기 바이러스를 완벽히 제거하는 치료법은 없다. 보통 감기에 걸렸을 때 맞는 주사는 고열, 기침, 통증 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먹는 감기약도 마찬가지다. 불편한 증상을 줄여주는데 그 목적이 있다.

◆ 독감은 ‘독한 감기’의 줄임말이다?= 감기와 독감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니라는 것. 질환의 발병 원인 자체가 다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인 반면, 감기는 200여 가지의 다양한 바이러스가 영향을 미친다.

◆ 예방주사를 맞으면 오히려 감기에 걸린다?= 독감예방 백신은 소량의 바이러스를 주사해 면역력을 기르는 것이다. 그래서 몸이 약한 사람은 백신을 통해 감기나 독감에 걸릴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백신은 맞은 뒤 2주가 지난 다음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그 사이 걸린 감기를 백신 때문인 것으로 착각하는 사례는 생길 수 있다.

◆ 땀을 빼면 감기가 빨리 낫는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땀을 빼면 감기가 낫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감기는 200여 개의 서로 다른 바이러스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체온을 높여 땀을 빼는 것만이 완치의 비결이 될 수는 없다. 단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면역력이 회복되면서 감기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 고춧가루 탄 소주는 감기에 좋다?= 소량의 알코올은 심박동수를 빨리 뛰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몸을 가뿐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감기 증상이 완화된 것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알코올이 위장과 간의 기능을 저하시켜 전반적인 컨디션은 오히려 떨어진다.

◆ 비타민C는 감기 예방과 증상 완화 효과가 있다?= 비타민 C의 감기 예방 효과는 수십 년간의 논쟁을 불러일으킨 주제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라이너스 폴링 교수는 비타민 C를 먹는 것만으로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그로 인해 비타민 C의 열풍이 불었지만 이후 연구에서 감기 예방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 정설이 됐다. 2004년 연구에서 운동선수처럼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50%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일반인에게는 미약한 수준이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는 “일반적으로 감기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수분과 균형 잡힌 영양분을 섭취하면 자연스럽게 치유된다”며 “명확히 효과가 입증되지 않는 방법으로 감기를 치료하다 오히려 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여러 속설에 대해 맹신하지 말고 필요하다면 주치의와 상의하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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