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불치의 병 아닌데…” 의외의 원인 한 가지

[사진=ESB Professional/shtuterstock]
“왜 이렇게 뇌종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많지?”

주부 김미선 씨는 뇌종양으로 별세한 유명인들의 부음 기사를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뇌종양도 암일까? 최근 뇌종양이 늘고 있는 것은 전반적인 암 환자의 증가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뇌종양도 암이다. 대중적으로 ‘뇌암’으로 잘 불리지 않을 따름이다. 몸에 생기는 종양은 크게 2가지인데, 다른 부위에 퍼지지 않은 양성종양과 달리 주변 장기까지 침입하는 악성종양은 암으로 분류한다.

뇌종양은 지난 2015년 1583건 발생했다. 환자의 연령대는 50대가 19.1%로 가장 많았고, 70대 17.1%, 60대 16.9%의 순이었다(국가암등록통계). 일반적으로 위암은 짠 음식을 조심하고, 대장암은 동물성 지방을 절제하라는 등의 예방법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뇌종양은 특별한 예방법이 아직 없다. 조기진단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 방사선, 빛 못지않게 그림자도 있다

영국 공중보건국(Public Health England) 연구팀이 직업적으로 저선량의 방사선에 노출되는 근로자의 암 발생과 사망 위험을 측정한 결과, 방사선 노출량에 따라 암 발생과 사망률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6만여 명에 이르는 영국 국가방사선 근로자등록(NRRW) 자료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확인했다. 이 연구는 직업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되는 근로자들을 장기적으로 추적관찰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로, 영국 내의 방사선 보호 가이드라인의 근거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연구결과(Cancer mortality and incidence following external occupational radiation exposure: an update of the 3rd analysis of the UK national registry for radiation workers)는 지난 8월 국제학술지 ‘영국암저널(British Journal of Cancer)’에 실렸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암의 원인 중 방사선은 3% 정도를 차지한다. 흡연 30%, 만성 감염 25%, 음식 30%, 유전 5% 등에 비해서는 적지만 음주, 환경오염(이상 3%)과 같은 수치여서 만만찮은 위험요인이다.

– 환자의 방사선 치료를 어떻게 볼 것인가

과거 방사선 치료를 받은 소아백혈병 환자가 10-15년 후 다시 뇌종양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매우 드물지만 방사선에 의한 뇌종양은 대부분이 방사선 치료 후유증이다. 전리 방사선은 DNA 염기의 변화를 가져와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다. 몸의 손상을 회복시키는 시스템에도 문제를 일으켜 종양이 생기는데 관여하기도 한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환자를 위해 방사선 치료를 선택할 때는 당장 나타나는 치료의 이득 뿐 아니라 나중에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의 위험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담당 전문의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방사선 치료의 장단점, 후유증도 미리 생각해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 뇌종양의 위험 요인은?

질소 화합물을 다루는 고무 공장 직원들과 농부들은 뇌종양의 위험이 증가한다. 동물실험을 통해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와 질소 화합물 등의 화학물질이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닐 클로라이드와 여러 종류의 석유화합물도 위험성이 확인됐다. 따라서 작업장에서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항암제를 사용하거나 이식수술 후의 면역 억제 환자도 뇌종양의 발생빈도가 높다. 바이러스에 의해 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휴대폰을 자주 사용할 경우 뇌종양 위험이 높다는 일부 연구결과가 있지만, 학계에서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다. 휴대폰 전자파의 유해성이 걱정된다면 이어폰 등을 사용해 휴대폰을 머리에 대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시력, 청력, 언어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을 살펴라

뇌종양은 위험요인들을 피하고 일찍 발견하는 것이 최선이다. 뇌종양 전체의 5년 생존율은 65%이상이다. 악성으로 알려진 신경교종은 38%, 가장 악성도가 높은 교모세포종은 7%에 불과하다.

뇌종양은 증상이 매우 다양해 다른 병으로 오인해 여러 진료과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 시력저하, 배뇨장애, 구토, 소화불량 등이 나타날 경우 안과나 비뇨기과, 내과에서 불필요한 검사를 하면서 시간을 허비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뇌종양의 증상은 시력감퇴, 시야결손, 감각 및 운동장애, 청력감퇴, 이명증, 언어장애, 학습장애, 무월경증, 유즙분비, 성기능장애, 간질발작, 경련, 피부반점 및 결절, 기억감퇴, 정신장애 등이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뇌종양을 의심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 검진도 필요하다.

– 뇌종양은 ‘불치의 병’이 아니다

뇌종양의 조기 검진을 위해서는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전산화단층촬영(CT)이 주로 이용된다. MRI가 CT에 비해 민감도가 높아 종양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시행된다. 뇌종양은 아직까지 어려운 질환으로 인식되다 보니 환자나 가족들이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는 경우도 많다.

박철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흔히들 뇌종양은 ‘불치의 병’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뇌종양은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인터넷 등에 흘러 다니는 잘못된 정보에 너무 현혹되는 경우도 있는데, 병원에서 추천하는 치료가 가장 신뢰도가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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