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혈 없이, 침 한방울로 고지혈증 진단

[사진=Komsan Loonprom/shutterstock]
국내에서 침 한 방울로 콜레스테롤 농도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손쉽게 이상지질혈증을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 이수현 박사팀이 침에 들어있는 극미량의 콜레스테롤을 분석할 수 있는 고감도 센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타액을 이용한 콜레스테롤 측정 기술은 고지혈증과 같은 질병을 손쉽게 진단할 수 있어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혈액 검사와 같은 기존 진단법은 채혈, 통증으로 인한 스트레스 유발 및 각종 감염의 위험성이 있었다. 이수현 박사팀은 침으로 진단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침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시료 수집이 가능하고, 혈액 내의 콜레스테롤 같은 각종 바이오마커 농도와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

그간 침 속의 콜레스테롤 농도는 혈액 대비 100분의 1에서 1000분의 1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민감도가 향상된 센서 및 플랫폼 개발이 필수적이었다. 연구팀은 기존의 휴대용 혈중 콜레스테롤 기반의 검출 센서보다 1000배 정도 높은 민감도를 가지는 센서 및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센서는 타액 내에 존재하는 나노그램(10억 분의 1그램) 수준의 콜레스테롤을 감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고농도의 콜레스테롤 산화효소를 고정화할 수 있는 나이트로셀룰로스 페이퍼와 백금 나노 구조를 갖는 고성능 센서를 각각 제작한 뒤 결합했다. 이를 통해 나노그램(10억 분의 1그램) 수준의 콜레스테롤을 전기화학적 임피던스 변화 측정을 통해 검출할 수 있게 됐다. 빛이 흡수하는 정도로 농도를 측정하는 흡광법과 비교했을 때도 약 100배 높은 감도다.

이 센서를 이용해 실제 고지혈증 환자의 혈액 및 타액 샘플을 측정·비교한 결과, 타액 내 존재하는 콜레스테롤의 농도가 혈액 내 농도 대비 약 1000분의 1 정도 낮게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수현 박사는 “고지혈증을 비롯한 다양한 지질대사 이상 증세를 더욱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더 많은 수의 임상 샘플을 이용한 타액 내 저밀도·고밀도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검출을 위한 추가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센서와 작동기 B : 화학(Sensors and Actuators B: Chemical)’ 최신호에 실렸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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