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면역 항암제 맞춤 확인하는 새로운 진단법 개발

[사진=CI Photos/shutterstock]
유전체 분석 기업 마크로젠과 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연구 팀이 NGS(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 기반 RNA 분석법의 면역 항암제 바이오마커 활용 가능성을 모든 폐암으로 확대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폐암 면역 항암제에 적합한 환자군을 찾는 새로운 진단 검사법의 가능성이 제시된 것.

공동 연구 팀은 NGS 기반 RNA 분석법으로 암세포 주변 종양 미세 환경의 면역 신호를 읽어낼 수 있음을 재확인하고, 비소세포 폐암 가운데 폐 편평 상피세포 암뿐만 아니라 폐 선암에 대해서도 면역 항암제에 효과적인 환자군을 선별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한국인 폐암 환자의 폐 편평 상피세포 암 조직(101명)과 폐 선암 조직(87명)에서 RNA를 추출해 NGS 기술로 분석한 뒤 면역 유전자 발현량 패턴을 비교했다. 그 결과, 암세포 주변의 종양 미세 환경과 폐암의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 폐암(폐 편평 상피 세포암, 폐 선암 등)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혀냈다.

두 폐암 조직의 RNA를 분석해 유전자 발현량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환자군 특성이 크게 두 개의 그룹으로 구분되는 공통점이 나타났다. 하나는 암 환자의 면역 반응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면역 저하 그룹, 다른 하나는 정상인의 면역 반응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면역 항진 그룹이었다.

연구팀이 면역 항진 그룹에서 나타나는 과발현 유전자가 어떤 면역과 관련된 것인지 역추적하자, 폐 편평 상피 세포 암의 경우 ‘M2 대식세포’가, 폐 선암의 경우 ‘면역 조절 B세포’가 암 증식에 영향을 미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폐암의 면역적 특이성을 파악하는 방법 및 폐암 면역 항암제에 효과적인 환자군을 간단히 선별하는 진단 검사법을 고안해냈으며, 이를 모든 폐암에 대한 면역 항암제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 면역 항암제의 유효성을 가늠하는 최선의 바이오마커는 ‘PD-L1’ 단백질로, PD-L1 발현율에 따라 면역 항암제 투약 여부 및 보험 급여가 결정된다. 하지만 발현율이 낮아도 면역 항암제에 반응하는 환자가 있어 이들을 치료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NGS 기반 RNA 분석법을 통해 폐 편평 상피 세포 암뿐만 아니라 폐 선암에서도 PD-L1 발현율의 한계점을 보완한 새 진단 검사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서정선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밀의학센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암세포 속 면역 유전자 발현량을 확인하는 NGS 기반 RNA 분석법이 폐암 환자에게 적합한 면역 항암제를 선택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앞으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악성 종양의 면역 체계와 암 사이의 관련성을 밝혀내는 연구 및 개인 맞춤형 면역 항암 치료제와 진단 검사법 개발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굴한 바이오마커에 대해 국제 특허를 출원할 계획이다. 또한 후속 연구를 통해 전암(pan-cancer)에서도 면역 항암제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는지와 임상 적용 가능한지 여부를 연구할 예정이다. 나아가 이들 유전자 면역 정보를 이용해 면역 항암제 효과를 증진시키는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본 연구는 지난 5월 미국암연구협회(AACR)의 국제 학술지 ‘암 면역학 연구’에 발표한 ‘폐암 면역 항암제 신규 바이오마커 발굴’에 대한 후속 연구로,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온라인판에 지난 1일자로 게재됐다.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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