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게르베코리아 강승호 대표님 정말입니까?”

[바이오워치]

[사진=게르베코리아]
“서울아산병원과 고대구로병원에서 리피오돌 공급 부족으로 간암 환자 수술에 문제가 생겼다. 어떻게 생각하나?” (남인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직접 보고 받은 적 없다.” (강승호 게르베코리아 대표)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 감사에서 나온 발언이다.

간암 환자 경동맥화학색전술(TACE)에 꼭 사용되는 조영제 리피오돌은 프랑스에 본사를 둔 제약사 게르베가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 여름 게르베는 리피오돌 원료 양귀비 씨앗 부족으로 인한 공급 불안정을 이유로 한국 지사 게르베코리아를 통해 약가 인상을 요구했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적절한 약가가 보장돼야 공급이 가능하단 주장이었다.

보건복지부는 약가 협상을 하면서 원가 10만 원을 보전해 주고 추후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게르베코리아는 이를 거부하고 공급 중단을 선언했다. 물론 제약사가 약을 개발하고 제품을 상품화시킨 후 적절한 약가를 통해 이익을 보전받는 것은 무척 합당한 처사다.

하지만 환자 목숨을 담보로 약가 인상을 노렸다는 방법론에 대해 여론은 게르베와 게르베코리아 그리고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보건복지부에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또 간암 환자는 리피오돌 공급이 중단되면 몇 십배 비싼 약(넥시바 등)을 써야 하는 실정이라며 약가가 인상돼도 사회 비용이 매우 낮다며 약가 인상을 통해 공급 중단 사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국감에 참석한 강승호 게르베코리아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실망감만 드는 것이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리피오돌 공급 중단 사태로 간암 환자들은 수술이 지연되는 등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만 했다. 이에 대해 남인순 의원은 강승호 대표에게 사과할 것과 함께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보고받은 바 없다”라는 책임 회피성 발언 뿐이었다.

강승호 대표는 그런 사실을 몰랐을까.

한 제약사 관계자는 “보고 누락 같은 상황이 있었다면 대표가 알기 어렵다”면서도 “약가 협상 중인 약이 병원에 공급 중단되고 이로 인해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경영진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도 사견임을 전제로 “일단 일선 현장에서 그런 사실을 당연히 인지할 수 있었을 테고 현장에서 상급자를 통해 임원에게 보고가 됐을 것”이라며 “해당 제약사 내부 사정을 알수는 없지만 보통 글로벌 제약사라면 한국 지사 경영진에게 보고가 될 만한 사항”이라고 조심스럽게 답변했다.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는 “만약 비슷한 일이 우리 회사에서 생겼다면 한국 지사는 물론 글로벌 본사까지 보고가 됐을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얘기를 종합하면, 게르베코리아 경영진도 서울아산병원과 고대구로병원에서 있었던 간암 환자 수술 지연 문제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강승호 대표가 그런 사실을 알고서라도 국감 자리에서 보고받은 바 없다고 발언한 것이라면 이는 위증으로 판단될 수도 있는 문제다. 위증은 형사범으로 실형을 받을 수도 있는 중죄다. 그래서 묻고 싶다.

“강승호 대표님, 정말 모르셨나요?”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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