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착각’ 시험 성적 떨어뜨려 (연구)

[사진=Paolo Bona/shutterstock]
한창 2학기 중간고사가 치러지는 기간이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친구들의 공부 시간에 대한 유추와 오해가 성적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변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공부하는 것이 좋은 성적을 얻는데 유리하다는 것.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가 진행한 이번 연구는 ‘다원적 무지(pluralistic ignorance)’의 원리를 살피기 위해 진행됐다. 다원적 무지란 집단 구성원이 따르고 있는 규범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구성원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따르는 상황을 의미한다. 구성원 대다수가 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누구도 원치 않는 규범을 모두가 준수하는 상황에 이른다.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보편적인 행동을 정상으로 규정하고, 이를 가이드라인 삼아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 다원적 무지의 원리에 따라 좋든 싫든 다른 사람과 비슷한 행동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연령층은 또래 집단의 행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가령 학생들의 일탈에 이런 원리가 적용된다.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태우는 등 함께 일탈을 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사실 속으로는 이런 일탈을 원치 않지만, 다른 친구들은 좋아할 것이란 오해 때문에 결국 모두가 일탈을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시험공부를 할 때도 다원적 무지의 원리가 적용되는지 살폈다. 다른 친구들의 공부 시간에 맞춰 자신의 공부 시간을 결정하는지 살핀 것.

연구팀은 학부생 수백 명을 대상으로, 중간고사를 위해 친구들이 할애하고 있는 공부 시간을 유추해보도록 했다. 그러자 대다수의 학생들은 친구들의 공부 시간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다원적 무지의 원리에 따라 이런 판단을 내린 학생들은 친구들을 따라 적은 시간 공부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친구들의 공부 시간을 과대평가한 학생들은 오랜 시간 공부해 좋은 성적을 얻었을까? 안타깝게도 이들은 자신이 다른 친구들보다 시험 준비가 덜 된 상태라는 자책과 불안으로 시험을 치르는 수행 능력이 떨어졌다.

결국 다른 친구들의 공부 시간을 과소평가하든, 과대평가하든 다원적 무지의 원리에 따라 친구들을 보편적이고 정상적인 위치에 놓고, 자신을 거기에 맞춰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성적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두 번째 실험에서 이번에는 학생들의 오해를 바로잡았다. 기말고사 기간, 친구들이 공부에 할애한 실제 시간을 실험 참가 학생들에게 알려준 것. 그러자 학생들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중간고사 때보다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볼 때 학생들의 수행능력을 높이려면 다원적 무지로 발생하는 오해를 바로잡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았다. 이런 중재자 역할을 하는 교사의 몫이 중요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런 내용(How Pluralistic Ignorance of Studying Behavior Relates to Exam Performance)은 국제 학술지 ‘심리학 교육(Teaching in Psychology)’에 9월 17일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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