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치 답답해서 체한 것 같은” 여성, 협심증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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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tudioByTheSea/shutterstock]
심장 혈관 질환은 국내 사망 원인 2위(2015년 기준)이며 단일 질환 사망 원인으로는 1위다. 이는 교통사고 사망률보다 5배나 높은 수치다. 그만큼 심혈관 질환에 대해 잘 알고, 예방 및 조기 발견에 힘써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심혈관 질환의 증상이 성별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박성미 교수는 “심장 질환의 근거가 되는 연구들이 대부분 남성을 대상으로 한 것이 많다”며 “특히 협심증의 경우 여성은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참거나 알려진 전형적인 증상과 맞지 않는 경우 질병의 발견이나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협심증은 심장 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심장을 원활하게 뛰도록 하는 혈관이 좁아진 것. 자칫하면 심근경색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전형적인 증상으로 가슴이 조이듯이 뻐근하다는 호소를 하는 경우가 많다.

박성미 교수에 따르면, 여성들은 ‘가슴이 울컥하다’, ‘답답하다’, ‘체한 것 같다’, ‘숨이 찬 것 같다’ 등 다양하게 증상을 호소한다. 실제 한국 여성에서 협심증이 의심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흉통 레지스트리 연구에 의하면, 남성은 왼쪽 가슴의 조이는 증상을 주로 호소했던 반면, 여성의 경우는 가슴 중앙이나 명치의 답답한 느낌을 주로 호소했다.

한국 심근 경색 레지스트리 연구에서는 흉통이 발생한 순간부터 병원 문 앞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성별에 따라 한 시간이나 차이를 보인다. 남성은 두 시간 반인 반면, 여성은 세 시간 반이나 된다. 증상 발현부터 병원 방문까지의 시간이 생존율과 예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심혈관 질환의 특성상, 여성에서 질병의 늦은 발견과 병원 방문 시간 지연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 또 병원을 방문했다 하더라도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나타나 정확한 진단을 하기 어렵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박성미 교수는 “이미 의료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성별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의료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심장학회에서는 50세 이상 여성이 어떤 형태로든 흉통을 호소하면 허혈성 심장 질환에 대한 위험을 중증도 이상으로 판단하고 심장 검사를 시행한다. 박 교수는 “증상의 발현이나 표현이 남성과는 다른 부분들이 있으므로, 우리나라에도 여성에게 맞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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