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이노베이션에서 대기업이 반드시 빠지는 함정 6

오픈 이노베이션은 혁신 신약을 꿈꾸는 대형 제약사와 자금력과 브랜딩 파워가 부족한 벤처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전략 모델이다. 이전까지 ‘혼자 다 할 수 있다’는 폐쇄적 마인드를 보였던 글로벌 제약사도 유망한 벤처 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만남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해보니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더라”는 하소연도 나오고 있다. 특히 서로 다른 조직 체계와 문화 등이 대표적인 어려움으로 꼽혔다.

이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먼저 적용한 일본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다. 18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주최로 열린 바이오 오픈 플라자에선 일본경제산업성이 조사한 자료가 발표됐다. 오픈 이노베이션에서 대기업이 반드시 빠지는 6가지 함정이다.

1. 일단 모집부터 하고 본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전략 책정과 체계 수립을 정확히 한 후 스타트업을 만나야 한다. 무턱대고 스타트업과 미팅을 연발하면 결과 없이 피로만 쌓이게 된다. 대기업 담당자는 회사 내부에서 결론을 내려주지 않는다고 하고, 스타트업은 대기업을 만나보니 의사 결정권자가 아닐뿐더러 신규 사업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는 얘기를 하곤 한다. 서로 타이밍이 안 맞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기업은 외부 리소스를 찾는 목적과 타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전략이 없으면 스타트업을 만나도 무의미한 만남이 되고 만다. 따라서 이벤트 참석 시 만날 사람을 미리 정해주고 만나고자 하는 목표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2.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말에 취해 있다

대기업 담당자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무엇이고, 자사가 왜 오픈 이노베이션을 하며, 이를 위해 어떤 전략과 준비가 되어있는지, 성공 기준을 무엇인지 등 오픈 이노베이션의 A~Z에 대해 망설임 없이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실체가 분명치 않은 말로 받아들여 준비가 제대로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3. 하청 업체 대하듯 한다

대기업 내부 사업부가 스타트업과 협업할 때 종종 생기는 일이다. 제휴 스타트업은 하청 업체가 아니라 공동으로 가치를 창조하는 파트너다. 그런데 오랜 관성 때문인지 자사의 내부 작업을 의뢰하는 대기업이 있다. 비슷하게 일을 진행하다가 스타트업에게 다시 제안해달라는 식으로 얘기하기도 하는데, 공동 가치 창조 파트너는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관계다.

4. 오픈 이노베이션 진행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

여러 이유로 오픈 이노베이션 추진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 기업이 많다. 하지만 일단 스터디를 하고 나서 외부에 알리겠다는 것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스터디만으로도 몇 년이 훌쩍 지나가기 때문이다. 처음엔 외부 전문가(액셀러레이터 등) 도움을 받으면서 대외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 정보를 계속 내보내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또 비밀을 유지하면 진행 속도도 더뎌진다.

5. 스타트업의 시간 감각을 이해하지 못한다

스타트업과 제휴하기로 했는데 예산이 부족하다면? 대기업은 예산 확보가 어려우니 내년에 하자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시간이 가장 중요한 리소스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일을 미룰 여력이 없다. 결국 양사의 관계는 깨질 수밖에 없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근본적으로 시간 감각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6. 직장인 관성을 버리지 못한다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느끼는 심적 장벽이다. 특히 대기업은 윗선이 제안을 반려시키면 담당자가 지나치게 윗선의 생각을 헤아리면서 자신의 선에서 일 진행을 중지시켜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담당자가 이런 식이면 신규 사업 창출은 힘들다고 봐야 한다. 오픈 이노베이터는 미션 인지가 확실해야 하고 권한 위임을 확실하게 받아야 하는 이유다.

[사진=Altitude Visual/shutterstock]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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