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vs. 2시간 걸리는 탈장수술, 선택은?

강윤식 칼럼

지방에서 환자 한분이 우측 서혜부 탈장수술을 받으러 오셨습니다. 원래는 아들이 의사로 근무하고 있는 지역의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려고 했는데, 그 곳에선 복강경으로 탈장수술을 하더랍니다. 반드시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데다 2시간씩이나 걸린다는 얘기에 아무래도 부담스러워 국소마취로 간단하게 수술하는 저희 기쁨병원을 찾아오셨습니다.

 

저희 병원의 국소마취 탈장수술은 채 20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무려 6배나 짧은 시간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 같은 차이가 나타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복강경 탈장수술이 작은 구멍을 뚫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간단할 것이라는 통념과는 달리, 실제로는 탈장수술 중에서도 가장 수술범위가 넓고 과정이 복잡한 수술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복강경 탈장수술은 전신마취로 하기 때문에 마취를 하고 깨우는 과정에서 약 10~20분 정도의 추가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손바닥만큼 큰 인공망을 펼쳐 넣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넓은 부위의 복막을 복벽의 근육에서 박리하고, 인공망이 접히거나 말리지 않도록 가장자리마다 고정핀을 박아 넣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박리했던 복막을 다시 덮고 꿰매줘야 하는데, 이 모든 과정이 복강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당연히 수술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수술 과정이 복잡하고 수술 범위가 크면 자연스럽게 신경이나 혈관, 장기 등 주변 조직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수술 후 통증이 극심하고 후유증의 위험이 매우 높아집니다. 전신마취와 긴 수술시간으로 인해 더 오랜 회복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복강경 탈장수술의 결과가 크게 뛰어난 것도 아닙니다. 발표되는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복강경 탈장수술의 재발률이 절개 탈장수술의 재발률보다 높다는 게 일반적입니다.

20분이면 되는 수술법이 있는데 굳이 2시간씩 걸려 한 결과가 오히려 더욱 실망스럽다면 유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탈장수술을 앞두신 분들이라면 수술법을 비교해보고 보다 간단하고 효과적인 수술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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