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 해외여행 때 시차는 어떡하죠?

해외여행을 다녀온 우리나라 국민 수가 연간 3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추석 연휴에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례 또한 늘고 있다. 우리나라 환자 수가 500만 명에 달하는 당뇨병은 만성질환인 만큼 해외여행에 특별히 대비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준비만 잘하면 해외여행 “OK!”

우선 여행 일정이 결정되면 떠나기 전 담당 의료진으로부터 병명과 현재 투약되는 약품의 성분명이 기재된 영문진단서나 처방전을 받아두도록 한다. 영문진단서에는 당뇨병뿐 아니라 동반된 다른 질환, 병용하는 약물의 성분명 리스트가 모두 들어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일정에 딱 맞추기보다는 조금은 날짜 여유가 있게끔 처방전을 받아두도록 한다.

당뇨병 합병증 중 진행된 망막병증이나 최근 망막 레이저 치료를 받은 경우 비행기 여행 시 압력 차이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담당 의료진에게 항공 여행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약품과 당뇨병 관련 용품은 하나의 가방에 넣어 항상 소지한 채로 기내 탑승하도록 하는데, 이는 부치는 짐의 파손이나 분실의 위험을 덜고 화물칸의 급격한 온도나 기압 변화로 인한 인슐린 주사의 변질을 막고자 함이다. 예기치 않은 응급상황 발생을 고려하여 당뇨병 환자라는 영어판 인식표(“I have diabetes”)를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 좋다. 또한, 여행자 보험 질환에 당뇨병도 해당되는지 미리 확인하는 게 도움이 된다.

2016년 이후 미국 공항 검색대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이나 기타 액체 형태의 약물은 총 부피가 100밀리리터 이상이 되더라도 허용한다. 인슐린은 엑스선 검색대를 통과하더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환자가 원하면 손으로 하는 검사를 요청할 수도 있다. 단, 인슐린 펌프나 지속형 혈당 모니터링 기계를 착용한 환자는 엑스선 검색대나 금속탐지기를 통하지 말고 손으로 하는 검사를 요청하도록 한다.

시차 3시간 이내면 약물 조절 필요 없어

하루 24시간을 기반으로 하는 당뇨병 약물 용량 및 용법은 시차가 없는 남북 방향으로의 여행은 문제가 없지만, 시차가 나는 동서 방향의 여행은 기존 약물 용량 및 용법의 조정이 필요하다. 비행 중 알코올 섭취는 피하여야 하며, 탈수를 방지하기 위하여 수시로 수분을 섭취하도록 한다.

인슐린 주사를 맞는 당뇨병 환자는 동쪽으로 여행 시 하루가 짧아지게 되므로 인슐린 용량을 줄여야 하며, 서쪽 방향으로 여행 시에는 그 반대의 원칙이 적용된다. 또한 도착한 다음 날 아침부터는 기존 우리나라에서 투약하던 대로 여행지 시간에 맞추어서 하도록 한다.

현실적으로는 통상 시차가 3시간 이내면 기존 약물의 용량이나 용법을 조절할 필요는 없고, 서쪽 방향으로의 여행 시에도 기존 인슐린 용량을 그대로 맞은 후 출발하는 것이 권고된다. 단지 3시간 이상의 동쪽 방향의 여행 시에는 도착한 후 첫날은 짧은 하루를 보내는 만큼 기존 인슐린 용량에서 10% 감소하여 주사하는 것이 저혈당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경구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5시간 이상의 시차가 나는 지역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담당 의료진과 미리 상의하는 것이 좋으며, 애매한 경우라면 충실히 복용하여 저혈당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보다는 비행 중에는 약물 복용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

상계백병원 당뇨병센터 고경수 교수는 “여행지에 도착하게 되면 낯선 음식에 노출되어 예기치 않을 정도의 혈당 변화가 생길 수 있으므로 미리 여행지 음식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가는 것도 바람직하다”며, “평소 금지되어 있는 음료수라든가 달콤한 간식 섭취도 가능하면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Who is Danny/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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