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정 어플 속 내 모습처럼 수술해 주세요”

얼굴을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어플 속 자신의 모습처럼 성형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촬영하는 ‘셀피(셀카)’는 이제 보편적인 일상의 활동이 됐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얼굴을 직접 카메라에 담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 카메라를 넘어 얼굴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보정 어플로 셀피를 찍는 것마저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그런데 이로 인한 부작용도 벌어진다. 보정 어플로 촬영한 자신의 모습을 닮고 싶어 성형을 하는 새로운 문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미국의학협회보(JAMA) ‘안면 성형 수술(Facial Plastic Surgery)’에 8월 2일 실린 글에 의하면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성형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자신의 결점을 보완한 어플 속 얼굴에 사로잡히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이에 대해 해당 글을 작성한 보스턴 의과대학 피부과 연구진은 어플 속 얼굴에 대한 집착을 ‘신체 기형 장애(body dysmorphia)’의 범주 안에 넣었다.

신체 기형 장애는 강박장애의 일종으로 자신의 외모에 결함이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정신장애다. 이 장애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외모를 끊임없이 점검하고, 결점을 감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보정 어플에 빠진 사람은 어플을 통해 매끈해진 피부, 커진 눈, 두툼해진 입술, 하얀 치아, 날렵한 코 등에 사로잡혀 자신의 외모를 이처럼 바꾸고 싶어 한다.

연구팀에 의하면 과거에는 사진을 완벽하게 보정하는 기술이 잡지나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이나 배우에게만 적용됐다. 사람들은 미디어를 통해 이 같은 아름다운 외모를 감상하고, 이를 미의 기준으로 삼았지만 자신과는 상관이 없는 일로 평가했다.

반면 보정 어플이나 포토샵을 이용해 사진을 수정하는 일이 일반화되자 이제는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 소셜미디어를 통해 보는 학교 친구나 직장 동료 등의 결점 없는 아름다운 외모를 보는 일이 흔해졌다. 이는 자신과의 상대적인 비교로 이어지고, 본인의 부족한 면을 부각해 결국에는 자신의 외모를 이상하게 여기는 신체 기형 장애에 이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한 자신감 부족과 결점을 감추고 싶은 심리가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찾게 만든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성형외과의협회(AAFPRS)는 2017년 연례미팅을 통해 이 같은 현상을 처음 소개한 바 있다. 통계 데이터에 의하면 성형외과를 찾는 환자의 55%가 셀피에 자신의 모습이 보다 아름답게 담기길 원해 수술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성형 수술이 신체 기형 장애를 극복하는 방법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성형 후 만족스러운 셀피를 촬영하지 못하면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보다는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심리학적인 중재나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같은 약물치료 혹은 두 가지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어플로 보정한 비현실적인 외모가 미의 기준이 되거나 이를 이상적인 외모로 생각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문화 현상에 대한 반성과 변화도 필요할 것으로 보았다.

[사진=g-stockstudio/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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