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피곤해야 ‘만성 피로’라 할 수 있나

“피곤해.”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달고 사는 말이다. 날이 더울 때, 잠이 쏟아질 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이렇게 말한다. 이처럼 입 밴 말과 실제 ‘만성 피로’는 어떻게 다를까?

만성 피로는 잠이 부족해 일시적으로 피곤해진 상태와는 다르다. 피로가 반복적이고 지속적이다. 에너지가 고갈돼 기진맥진한 상태에 이르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기도 어렵다. 마치 독감에 걸렸거나 잠을 거의 못 잤을 때와 비슷한 증상이 반복될 뿐이다.

만성 피로 증후군(SEID)이 있는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생산성 있는 업무가 어려우며 일상적인 활동을 이어나가는 데도 힘겨움을 느낀다. 이 같은 상태에 이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미국 의료포털 웹엠디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건강상 문제가 만성 피로를 부른다.

◆ 알레르기 비염= 하루하루 피곤한데다 두통, 가려움증, 코 막힘,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알레르기성 비염이 만성 피로의 원인일 수 있다. 꽃가루, 벌레, 동물 비듬, 곰팡이, 날씨 변화 등이 비염을 일으킨다. 이를 완화하려면 비강 스테로이드제나 경구 항히스타민제 등 적절한 약물을 처방받아 사용해야 한다.

◆ 빈혈증= 피로와 함께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빈혈증이 만성 피로의 원인일 수 있다. 가임기 여성에게 특히 흔하고, 생리의 양이 많거나 자궁 근종 혹은 자궁 폴립 등이 있을 때도 나타날 수 있다.

빈혈증이 있다는 것은 적혈구가 충분히 생산되지 않거나 혈액 손실이 있다는 의미로, 치질이나 궤양, 암 등이 있을 때도 발생할 수 있다.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가 문제를 일으키거나 철분, 엽산, 비타민 B12가 부족할 때, 당뇨나 신장병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을 때도 빈혈증에 이를 수 있다.

◆ 우울증과 불안증= 슬프거나 무기력하거나 희망이 없다고 느낄 때도 만성 피로 증세를 보일 수 있다. 여성은 산후 우울증을 겪을 때, 계절정 우울장애가 있는 사람은 겨울철에 만성 피로를 경험한다. 평소 흥미로웠던 일에 관심이 없어지고 잠을 너무 적게 자거나 많이 자는 등의 우울 증세를 보이거나 과도한 걱정과 신경과민 등 불안 증세를 보인다면 이 같은 심리 요인이 만성 피로를 일으킨다는 것.

◆ 섬유 근육통= 만성 피로와 함께 근육통과 수면장애가 나타난다면 섬유 근육통이 피로의 원인이다. 섬유 근육통이 있을 땐 아무리 자도 피곤이 가시질 않는다. 잠을 잘 때 통증의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통증 때문에 운동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운동 부족은 기분을 침체시키고 피로감을 더욱 가중시키므로 주치의와 상의해 수영을 비롯한 적절한 중간 강도의 운동을 찾도록 한다.

◆ 음식 알레르기= 음식은 힘을 내기 위한 에너지원이지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일부 음식은 오히려 피로를 부른다. 만약 식사 후 이유를 알 수 없는 피로감이 느껴진다면 특정 음식이 피로를 부르는 건 아닌지 음식 일지를 기록해보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 음식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볼 수도 있다.


◆ 수면 무호흡증
= 자는 동안 심하게 코를 골고, 중간중간 호흡까지 멈추는 수면 무호흡증이 있어도 피곤해진다. 혈액의 산소 수치가 떨어져 폐, 심장, 뇌 등으로 충분히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피로가 더욱 커진다. 병원에서 수면성 무호흡증 여부를 체크해보고 과체중이라면 체중을 줄이고, 잠자는 자세를 바꿔보는 것도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 제2형 당뇨병= 극심한 피로감에 목이 마르거나 배가 고프고 소변의 양이 증가한데다 체중까지 줄었다면 당뇨가 피로의 원인일 수 있다. 제2형 당뇨는 관리하기 나름이므로 체중 감량, 신체활동 늘리기, 엄격하게 혈당 조절하기 등을 실천해 증상을 개선하도록 한다.

[사진=designer491/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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