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육성하겠다는 정부, 공매도는 못 본 척?

[바이오와 공매도 ③] 공매도 개혁 안하나? 못하나?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상장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공매도 때문이다.

한국 제약 바이오 주식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공매도 세력과 기업, 개인 투자자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외국계 공매도 세력에 개인 투자자는 큰 피해를 보기 일쑤다.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대차) 팔고서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들여 주식을 갚고 시세 차익을 얻는 구조인 공매도는 기본적으로 주가 하락을 야기한다. 특히 뚜렷한 악재가 없음에도 특정 세력에 의한 대량 공매도가 발생하면 주가는 하락하고 기업과 개인 투자자는 한 순간에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더욱이 공매도가 한국 제약 바이오 산업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에 개인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 가이드라인 등 공매도 제도가 개선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태다.

그런데도 금융 당국의 발걸음은 느리기만 하다. 최근 몇년 동안 지속적으로 공매도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왔지만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위원회, 금웅감독원, 한국거래소 등은 지난 5월 29일에서야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은 ▲ 개인 공매도 접근성 제고를 위해 대여 가능 주식 확대 ▲ 공매도 규제 위반을 신속히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 형사 처벌 및 과징금 부과 등 제재 수준 대폭 강화 등이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개인 투자자는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이 국민의 요구와 가대와는 달리 문제의 핵심을 빗겨간 엉뚱한 방안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법적 공매도 주문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할 것, 불법 공매도 적발 시 강력한 형사 처벌 및 징벌 배상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특히 공매도 제도 개선이 개인 투자자의 요구대로 진전되지 않자 일각에서는 공매도 제도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금융 당국, “공매도 폐지는 어려워”

금융 당국은 공매도 폐지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공매도를 폐지한 나라가 없다는 게 금융 당국의 설명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공매도는 단기 과열 종목의 주가 급락 등에 따른 시장 혼란을 방지하고 투자자가 다양한 투자 전략을 사용함에 따라 시장 활력을 제고하는 점 등을 감안해 제도를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도 공매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공매도를 폐지한 국가는 없다”면서 “만약 공매도를 폐지한다면 한국 주식 시장은 신뢰를 잃어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개인적인 입장을 전제로 “제약 바이오 테마주는 회계 이슈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 외국계 자본은 이런 부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공매도를 하는 것”이라며 “이는 막연히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개인 투자자의 시각과는 괴리가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 당국은 공매도 폐지보다는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전담 조사반을 신설해 공매도 규제 위반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제재 수위를 대폭 높이는 등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사진=solarseven/gettyimagesbank]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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