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환자의 눈물. “통증을 느끼면 늦어요”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지 3일 만에 아랫배가 몹시 아파서 가까운 병원을 찾았습니다. 대장내시경 후 뜻밖에도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결혼식 올린 지가 언제인데… 그 때만 해도 ‘죽음’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지요. 울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남편의 앞날까지 망칠 수 없다는 생각에 이혼을 얘기했지요. 그러자 남편은 ‘그게 무슨 소리냐’며 병원부터 알아보더군요.” (30대 여성 김 모 씨, 대장암 환자)

김 씨는 남편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마침내 항암 치료를 시작했다. 그러나 고통이 심해지자 하루하루 원망, 미움, 서운함이 묻어났다. “왜, 내가 이런 병에 걸려야 하나…” 항암치료의 횟수가 늘어나자 체력이 약한 김 씨는 더욱 힘들어했다. 모든 걸 포기 하고 싶었지만 부모보다 먼저 생을 마감하는 것은 불효라는 생각에 버티고, 또 버텼다.

김 씨는 암에 걸리기 몇 년 전 교통사고로 13개월을 병원에서 지냈다. 몇 차례 대수술을 하면서 마취에서 8시간 동안 깨어나지 못할 때 자신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던 아버지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또 내가 부모님을 힘들게 하는구나…” 김 씨는 항암치료로 거의 초죽음이 되어도 “꼭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암은 이제 조기발견만 하면 불치의 병은 아니다. 하지만 3기 이후의 암 통보를 받고 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 환자뿐만 아니라 온 집안이 침울해진다. 건강해야 가정의 행복이 있다는 평범한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암에 관련 정보가 수없이 돌아다니지만 암 환자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어떻게 하면 암을 예방하고 조기 발견할 수 있을까?

– 매일 내 똥을 잘 살펴라!

대장암을 일찍 발견하려면 평소 자신의 똥을 잘 살피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더럽다고 변기의 똥을 쳐다보지도 않고 물부터 내리는 습관은 좋지 않다. 변을 본 후 반드시 잠시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자. 대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매일 화장실에서 똥 색깔이나 굵기 등을 체크하면 대장암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대장암의 주된 증상은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횟수가 바뀌는 등 배변 습관의 변화이다. 설사, 변비 또는 배변 후 변이 남은 듯한 불편함이 있다. 이어 선홍색이나 검붉은색, 또는 끈적한 점액 변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치질과 구분하기 위해 “선홍색이냐, 검붉은색이냐”고 따지지 말자. 심한 변비로 항문에 상처가 생겨 피가 나는 경우를 제외하곤 의사의 진단이 필요하다.

대장암이 생기면 똥의 크기나 모양도 변한다. 예전보다 변이 가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변비 증상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김은선 고려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만성변비가 오래 지속되면 대장암이 생긴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 그러나 만성변비는 대장암의 증상일 수 있으므로 소화기내과 전문의에게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통증, 피로감, 체중감소 등에도 주목하라!

대장암이 생기면 배 주위에 불편한 증상이 나타난다. 복통이나 복부 팽만감 등이 그 것이다. 하지만 통증을 느낄 정도면 암이 진행된 경우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이유 없이 체중이 줄고 근력도 감소해 계단 오르기가 쉽지 않다. 전신 쇠약감에 피로감이 심해지고 식욕 부진, 소화 불량, 메스꺼움과 구토도 나타난다. 복부를 만지면 덩어리 같은 것이 느껴진다. 대변에 섞여 피가 지속적으로 나오면 빈혈 증상도 생긴다.

대장암의 증상은 발생 위치와 종류에 따라 다르다. 복부 오른쪽의 맹장과 상행결장에 암이 생기면 폭이 넓고 대변이 아직 묽은 상태인 부위이기 때문에 장이 막히는 장폐색이 생기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하지만 출혈이 계속되므로 빈혈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왼쪽 결장에 생기는 암은 흔히 장폐색을 일으키고 배변 습관에 큰 변화가 생긴다.

– 20, 30대 환자도 많다. 젊어도 검진 필요

대장암은 흔히 완치의 기준으로 삼는 5년 상대 생존율이 76.3%로, 10명 중 8명에 육박하는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하고 있다. 일찍만 발견하면 큰 어려움 없이 암을 치료할 수 있다. 검진을 통해 선종 단계에서 용종을 발견해 대장 내시경으로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 자체를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한 검진이 중요하다.

대장암을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27.8%로 가장 많았고, 60대 25.6%, 50대 21.8%의 순이었다(2017년 중앙암등록본부). 하지만 김 씨의 사례처럼 20-30대 환자도 상당수이다. 젊다고, 건강하다고 건강검진을 게을리 하면 젊은 나이에 암 환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 대장암 위험이 높은 사람은 전문의 상담하라!

대장암(결장암과 직장암)의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에 따라 50세 이상 남녀는 1년마다 가까운 병원에서 분변잠혈반응검사(대변검사)를 해야 한다. 여기서 이상이 있으면 대장내시경검사를 하면 된다. 국립암센터-대한대장항문학회의 대장암의 검진 권고안에 의하면 50세 이상 남녀는 5-10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장한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포이츠-예거 증후군,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등이 있는 고위험군은 전문의와 상담 후 검사 방법과 검사 간격을 결정한다. 가족 중에 연소기 용종, 대장암 혹은 용종,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이 있는 경우도 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대장암 중 5-10%는 유전성 암에 해당한다.

– 대장암 예방? 음식을 조심하고 몸을 움직여라!

음식의 종류와 상관없이 총 칼로리가 높을수록, 비만할수록 대장암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소고기, 돼지고기 등 붉고 어두운 색의 고기를 많이 먹어도 좋지 않다. 대부분 지방 함유량이 많고 칼로리가 높을 뿐 아니라 튀기거나 불에 직접 구워 먹는 방식이 발암물질을 생성시키는 요인으로 보인다.

채소, 과일 등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대장암 발병률이 낮아진다. 섬유소는 대장의 내용물을 희석시키고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줄여 주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대장암의 위험이 커지는데, 특히 결장암과의 상관관계가 더 높다. 가능하면 몸을 자주 움직이고 정기적인 운동을 해주면 더욱 좋다.

[사진=Magic mine/shutterstock]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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