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가족의 눈물, 마지막 선택은?

직장에서 은퇴한 김 모(67세) 씨는 외아들(35세) 문제로 눈물짓는 날이 많다. 대장암 말기 환자인 아들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오랫동안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연명하고 있다. 힘든 치료 과정을 거쳤지만 회생의 가능성이 없다. 김 씨 부부는 최근 밤잠을 못 이룰 때가 많다. 기계장치를 달고 목숨을 부지하는 아들을 위해 무엇인가 선택을 할 때가 왔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아들의 연명의료 중단을 사실상 결정한 상태다. 지난 2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연명의료결정법을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기계장치를 주렁주렁 달고 연명하기보다는 품위 있는 죽음이 낫다는 생각에서다. 의식이 없는 아들도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것이라며 이내 눈물을 흘린다.

–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마지막 선택’

김 씨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거의 모든 치료법을 동원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제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의사의 판단을 존중한다. 연명의료결정법은 회복할 수 않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그 대상이다. 품위 있고 편안하게 삶을 마무리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연명의료는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 의학적 시술을 통해 치료효과 없이 임종과정의 기간만을 연장하는 것이다. 인공호흡기로 연명하는 김 씨의 아들은 이를 중단하면 편안한 죽음을 맞게 될 것이다.

– 연명의료 중단 요건은?

환자나 환자 가족이 원한다고 해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는 없다. 연명의료결정법에 명시되어 있는 요건과 절차에 적합한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 첫째, 연명의료 중단 결정의 대상이 되는 환자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여야 한다. 담당의사는 해당 분야의 전문의 1명과 함께 환자가 ‘임종과정’에 있는지 여부를 의학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둘째, 연명의료 중단 결정에 대한 환자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환자가 미리 개인적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거나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의사에 따라 의사가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한 경우에는 환자가 연명의료중단 의사를 밝힌 것으로 간주한다.

셋째, 19세 이상의 환자가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상태이면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을 작성하지 않은 경우 환자의 평소 의사를 추정할 수 있는 환자가족 2명 이상의 일관된 진술과 전문의 1명의 확인이 있다면 환자의 의사로 본다.

넷째,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이 없는 상태에서 환자의 의사를 추정할 수 없고, 환자가 의사표현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환자 가족의 전원합의와 담당의사 및 전문의 1명의 확인이 있어야 한다. 환자가 미성년자라면 법정대리인이 연명의료 중단 결정 의사를 밝히고 담당의사 및 전문의 1명의 확인이 필요하다.

다섯째, 연명의료 중단은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 치료효과 없이 임종 과정만 연장하는 의학적 시술을 중단하는 것이다. 통증 완화를 위한 의료행위와 영양분-물 공급, 산소의 단순 공급은 중단할 수 없다.

– 윤리위가 설치된 병원을 찾아야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르면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되지 않은 의료기관은 연명의료 중단을 시행할 수 없다. 윤리위가 없는 요양병원 등 소규모 의료기관의 환자는 공용윤리위원회에 업무를 위탁하기 전에는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최근까지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의 10건 중 9건은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이뤄진 이유다.

노인 환자들이 많은 요양병원이나 중소병원의 참여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연명의료 중단을 원하는 환자 대다수가 본인이 치료받던 병원이 아닌 상급종합병원을 찾아가고 있는 형편이다. 김 씨의 아들도 현재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 그는 아들의 치료를 위해 병원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 점이 너무 슬프다고 했다.

– 죽음에 대한 생각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라도 의식을 잃기 전까지는 임종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아직도 금기 사항이다. 대부분의 환자 가족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 연명의료결정에 환자가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결정이 지연되는 이유가 가족들의 반대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환자들은 그들의 정확한 건강 상태에 대한 정보를 듣고 이를 보호자들과 공유할 권리가 있다. 환자들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갖는 등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가족은 물론 의사도 임종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김 씨는 독한 항암제에 시달리던 아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아들이 조금이라도 의식이 있을 때 인생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못한 것도 후회가 된다. 10명 중 3명 이상이 암에 걸리는 시대에, 죽음에 대한 인식도 바꿔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사진=Tyler Olson/shutterstock]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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