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의 한탄 “치료비 부담, 가족에 미안”

“암 치료보다는 가족의 주머니 사정만 걱정하시네요.”

김 모(여, 35세)씨는 폐암 4기 환자인 어머니가 효과가 좋은 면역항암제 치료를 거부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비용을 걱정해 건강보험이 되는 치료만 받겠다는 것이다. 면역항암제는 효과는 매우 좋으나 1차 치료제로는 아직 보험 적용이 안 된다. 박씨는 “고통으로 신음하는 어머니가 외동딸의 경제사정만 걱정하는 세상이 너무 원망스럽다”고 했다.

집안에 암 환자가 있으면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 수밖에 없다. 환자는 “나 때문에 가족이 고생한다”며 더 힘들어하고, 가족은 “혹시 내가 준 스트레스 때문에…”라며 죄책감을 느낀다. 하지만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암은 아직도 발병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환자의 탄식처럼 암에 걸리면 막대한 치료비가 들 수 있다. 비싼 치료제를 건강보험으로 돌리는 작업은 여전히 더디다. 치료비 부담이 가중되면 가족 간에 새로운 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 “평소에 스스로 건강을 챙기지…”라는 해서는 안 될 말도 나올 수 있다.

김 씨의 어머니는 비흡연자임에도 폐암에 걸렸다. 폐암 발병의 주원인은 역시 흡연이지만, 여성 환자의 85% 정도는 비흡연자다. 요리할 때 생기는 매연이나 미세먼지의 영향 때문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어머니는 가족을 위해 고생하다 암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

강진형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약 15년 전부터 비흡연이거나 간접흡연 영향도 거의 받지 않은 여성 폐암 환자가 늘고 있다”면서 “요리 시 생기는 매연의 영향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검증되지 않았으나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이어 “아직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해당 연령대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환경호르몬이나 중금속 등 오염물질에 민감할 수 있다”고 했다.

폐암은 국내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으로, 전체 암 사망자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2위 간암(14.1%), 3위 대장암(10.8%)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통계청, 2016년). 폐암은 증상이 거의 없어 폐 자체 뿐 아니라 폐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로 전이(원격 전이)된 단계에서 진단받는 환자의 비율이 40%가 넘는다.

폐암은 기침이나 피 섞인 가래,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다. 저선량 흉부 CT 검사 등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암은 대개 흡연을 시작한지 20-30년이 지난 후 발생한다. 비흡연 여성이라도 수십 년간 연기가 나는 요리를 자주 했다면 폐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폐암 진단 후 어떠한 치료도 받지 않는다면 1년-5년 생존율은 급격하게 감소한다”면서 “면역항암제의 가장 큰 장점은 장기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환자 가족 김 씨는 “아직 건강보험이 안 되는 치료제에 대해서는 보험 적용이 적극 추진되고 있지만 속도가 너무 느리다”면서 “환자들이 모인 단체와 정부기관, 제약관련 협회 간의 정기적인 소통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를 도와주는 시스템이 하루 빨리 갖춰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대한암협회는 “암에 대해 열심히 공부해 자세히 알고 있으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암은 대부분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자신의 몸을 자주 살피면 암을 비교적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통증을 느끼면 이미 진행된 암이므로, 주요 징후를 알아두는 게 좋다.

폐암은 기침이나 객혈, 위암-대장암은 혈변과 빈혈, 방광암은 혈뇨, 췌장암과 담도암은 황달 등이 주요 증상이다. 대부분의 암은 체중감소, 발열, 피로, 전신쇠약, 식욕저하 등의 증세를 만든다. 이유도 없이 체중이 빠지면 일단 암을 포함한 질병을 의심해야 한다.

조그만 신체의 변화도 허투루 넘기지 않으면 암을 일찍 발견해 완치가 가능하다. 집안에 암 환자가 있으면 온 가족의 생활리듬이 깨진다. 병원에서 교대로 환자를 돌봐야 하고 비용 부담 등 엄청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암에 대해서 공부하고, 자신의 몸을 돌보자. 가족을 위한 최대 선물은 나의 건강부터 지키는 것이다.

[사진=MDGRPHCS/shutterstock]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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